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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노블레스 오블리주' 거붕백병원 백용기 이사장 별세
고 백용기 회장.

[헤럴드경제=박대성 기자] 경상남도 거제시 소재 거붕백병원 이사장인 거붕(鉅鵬)그룹 백용기 회장이 3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65세.

백용기 회장은 거붕백병원과 거붕학원, 서울북악파크호텔 등 10개 계열사 둔 중견그룹 회장이자, 서울-타이페이클럽 회장을 맡고 있는 재계 대표적 '대만통'으로도 유명하다.

고인은 지난 1999년 임금이 체불되는 등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한 거제기독병원을 인수한 뒤 최고 수준의 의료진 영입과 과감한 첨단장비 투자로 흑자로 전환시켜 지금은 684병상 대학병원급 '백병원'으로 성장시켰다.

2005년에는 학생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처한 화도중학교(화성시)를 인수한 뒤 '문화예술교육, 영어교육, 독서교육'에 투자해 명문중 반열에 올려 놓는 등 비영리재단 운영과 사회 공헌에 지대한 관심을 쏟았다.

백용기 회장은 고향인 순천시 신대지구 의료부지에 1조 7000억원 규모의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의료융합타운을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하게 됐다.

딸만 여섯인 가정에서 부잣집 아들로 태어난 백 회장은 당시 '행랑어멈'까지 둘 정도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1950년대 찍힌 백일(100일) 기념 돌사진과 '귀티나는' 양복 차림으로 세발자전거를 타고 있는 추억의 사진은 지금도 화제다.

고인은 "지위고하를 가리지 말고 집에 찾아오는 손님은 잘 대접해야 한다"는 부친의 말씀을 어려서부터 철칙으로 삼아 왔다.

또한 선친으로부터 "밥을 사는 사람이 돼라"는 가르침을 받고 평생을 나누고 베푸는 데서 보람을 찾아 왔다.

고인은 '평생 동안 밥 100만끼를 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70만끼 밖에 못 샀다"고 생전 아쉬워하기도 했다.

고인과 절친인 가수 남진의 '밥 사는 사람'(김동찬 작사·작곡)도 백용기 회장의 진솔한 삶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 취입한 노래라는 것은 잘 알려진 실화다.

그를 지켜 본 지인들은 고인을 가리켜 "배포가 좋고 강단이 있는 인물"이라고 평하고 있다.

고인의 빈소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실이며, 거제 백병원장례식장 특1호에도 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발인은 9월 2일 오전 6시, 장지는 경남 양산시 상북면 석계공원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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