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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선거 호남열전] 광주 첫 여성교육감 도전 박혜자 “‘혜자표 교육’ 준비 끝”
맞춤형 교육으로 “실력광주 다시 회복할 것”
교수・행정・국회의원 거친 미래교육 전문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역임 AI 교육에 적용
촌지 없앤 장휘국 교육감에 “공과사 평가”
광주시교육감 선거에 도전장을 낸 박혜자 후보가 헤럴드경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살아온 발자취와 공약 등을 설명하고 있다. 서인주 기자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서인주 기자] 6・1 지방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방단체장에 비해 교육감 선거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다.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요한 화두가 교육임에도 선거는 늘 깜깜이에 그치곤 했다.

교육행정을 총괄하는 교육감은 지역과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리딩하는 인재를 키우는 중요한 자리다. 이 때문에 실력과 능력은 물론 인성, 리더십, 고도의 청렴도가 요구된다.

헤럴드경제는 7일 광주최초의 여성교육감에 도전하는 박혜자 광주시교육감 후보를 만나 살아온 발자취와 교육철학, 광주교육의 미래를 들어봤다.

박 후보는 전남도복지여성국장과 호남대인문사회대학장, 19대 국회의원을 거쳤다. 작년까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으로 재직했다.

다음은 박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박혜자 광주시교육감 후보는 실력광주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이를위해 AI 등 첨단과학기술을 교육에 접목하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인주 기자

- 최근 몇년간 광주를 떠난 것으로 안다. 그동안 무슨일을 했나.

▶지난 2019년 4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KERIS, 이하 케리스)에 취임해 지난해 11월까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으로 일했다.

코로나19 한복판을 ‘대한민국 온라인 교육부’ 케리스에서 보낸 것이다.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치열하게 싸웠다. 일에만 매진한 시기였다.

사회적거리두기로 전국의 학교가 문을 닫는 위기에 처했는데 ‘자가진단앱’을 만들어 보급했고 원격수업 ‘e학습터’로 교육중단을 막았다는데 보람이 크다.

지난 3년간 17개 시·도교육청 교육시스템을 비교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마음이 급해졌다. 직장인 대구와 집이 있는 광주를 오가는 버스 안에서 미래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꼈다. 앞으로는 AI 등 첨단기술을 모르고서는 미래교육을 책임 질 수 없다.

- 많은 시민들이 박 후보를 대학교수, 전남도청 국장, 국회의원으로 알고 있다. 소위 말하는 금수저 같은 인상인데 청소년기 ‘박혜자’가 궁금하다.

▶소학교 선생님을 하시던 아버지가 퇴직 후 서동 5거리에서 양조장 사업을 시작했다. 금수저까지는 아니지만 비교적 유복하게 자랐고 공부도 곧잘하는 모범생이었다. 대성초와 전남여중・전남여고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

학창시절은 치열한 입시와 취업 준비에 시달린 시간이었다. 요즘은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저희때는 맞아가며 공부했다. 여자라고 예외는 아니였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맞으며 날새기로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양갈래로 땋은 머리에, 까만 교복치마를 입고 매일 밤을 울며 대학을 목표로 공부했다.

광주에서 자란 박 후보는 광주대성초와 전남여중, 전남여고를 졸업했다. 그의 어린시절은 반듯한 모범생으로 기억된다. /후보제공

호남대 행정학과 교수로 20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다 전남도 복지여성국 국장을 지냈다. 이후 2012년에 제19대 국회 교육상임위 활동을 했다. ‘지역균형인재육성법’을 발의해 지역 학생들이 공공기관에 취업할 수 있는 문을 열고, 세월호 사고 직후 학생들을 위한 안전장치를 만들기 위해 초중등교육법을 비롯한 3대 법안을 개정했다. 늘 교육과 함께 했다.

윤석열 정부의 줄세우기 교육정책에 우려가 크다. 과거로 회귀하려는 새로운 정권으로 현재 교육계에는 크고작은 논란이 예상된다. 당장 오는 7월부터 국가교육위원회출범 등 중요한 교육 변화를 앞두고 있다. 교육은 진영논리나 이념이 아닌 아이들의 미래가 달린 일이다.

- ‘박혜자표 교육정책’, 한마디로 무엇인가

▶‘혜자’는 가성비가 높다는 뜻으로 통한다. 고등학생 1인당 공교육비가 연간 2000만원 상당이다. 선진국 수준의 많은 비용이 투입되고 있지만 실제 학부모들이 체감하는 온도는 차이가 있다. 교육서비스 품질이 아직도 낫기 때문이다. 투자한 만큼 품질을 높여야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기초학력을 키울 수 있게 개인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AI ,빅데이터 등 기본 토대는 이미 만들어졌다.

이제 지식전달은 AI가 맡는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멘토가 되어야 한다. 롤 모델이 바뀐 것이다. 아이들의 개인별 학습과 자기주도성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이화여대와 미국 오리건대학을 나온 박 후보는 호남대교수, 전남도 복지여성국장, 19대 국회 교육과학위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등을 역임했다. 사진은 이화여대 졸업식의 한장면이다.

- 장휘국 현 광주시교육감이 3연속 연임을 했다. 광주교육의 근본적 개선 등 이상을 추구한면도 있지만 또 실력광주로 상징되는 위상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보나?

▶지난 12년간 수능결과를 분석해 봤다. 실력광주의 명성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단순히 학력이 하락했다는 평가보다 더이상 광주교육을, 공교육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다. 현재 광주를 떠나 타 지역 등으로 진학을 하거나 전학을 간 학생들이 매년 1000명을 넘고 있다.

1~3등급 비율이 절반가량 떨어졌다. 반면 7~9등급 비율은 2배가 됐다. 7~9등급 학생들을 주목해야 한다. 이 학생들은 기초학력이 부족해 자존감을 잃기 쉽다.

현 교육감은 12년간 광주교육을 지휘했다. 당연히 공과사가 있다.

자칫 고인물이 될 수 있고 변화에 따라가지 못한면도 있다. 교육계 갈등과 공립・사립의 대결구도, 예산의 부익부빈익빈 등 불평도 늘고 있다. 인사문제와 관련해서는 전교조・비전교조 갈등이 존재하기도 하다.

촌지 없는 학교 문화를 만들고, 교육복지를 이룬 장휘국 교육감 성과가 폄하되서는 안된다. 촌지 없는 학교는 혁신 1기때부터 강력하게 추진된 정책으로 교직원과 학부모, 시민사회의 긍정적 반응과 변화체감도가 높은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 12년간 일관되게 추진했던 광주교육행정이 이반 지방선거 이후 새로운 리더십으로 변화하게 된다. 교육철학을 밝혀달라.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 12년간 일관되게 추진된 행정에는 누적된 갈등이 따르기 마련이다. 우선 누적된 갈등을 조정하고, 해소해야 한다.

사회적 대타협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서로 머리를 맞대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통합조정형(거버넌스형) 리더십을 통해 산재 된 숙제를 해결하겠다.

교육 철학은 ‘실용적 진보’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일이라면 생각과 신념을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다.

“교육에는 포기가 없다. 다만 늦게 갈뿐이다”

고등학교를 20살에 입학해도 문제될 게 무엇인가. 학교가 달라졌고 교육 패러다임도 변했다. 학교의 기능변화, 교육청의 리더십도 변해야 한다.

매년 6만명의 아이들이 초중고에서 탈락하고 있다. 학교를 그만두면 생활정보시스템에서 누락되고 사실상 방치된다. 학교복귀나 직업교육, 대안학교 등 다른 선택지를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 18세 까지는 교육청이 시선을 떼지 않아야 한다. ‘한아이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말로만 그쳐서는 안된다.

- 2009~2015년도까지 진행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서 광주 지역 기초학력 미달 학생 수는 늘어나고 상위권 비율은 떨어졌다. 이 때문에 광주를 떠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대안은?

박혜자 후보가 실력광주 회복을 위해 미래교육원 설립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서인주 기자

▶ 미래형 교육, 즉 AI 맞춤형 교육으로 기초학력 미달을 제로화하고, 실력광주를 다시 구현하는 것이다. 현재 오프라인 중심 교육환경에서는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하기 어렵다. 하지만 빅데이터 기반 AI 시스템 적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이를 위해 ‘미래교육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 지난해까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으로 재직했다. 주목할 만한 성과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2021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청렴도를 2020년 5등급에서 2021년도는 3단계 상승한 2등급으로 향상시켰다. 당시 1등급이 없는 2등급으로 최고등급을 받은 것이다.

청렴은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처음에는 나부터 시작되는 청렴이 나아가서는 조직의 청렴으로 변화하게 된다. 문화가 조성 되면, 전체가 변화할 수 있다. 광주시교육청도 그렇게 만들 것이다.

- 일각에서는 지역사회와의 스킨십이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 술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필요한 자리라면 술도 필요하다고 본다. 촉매제가 되기 때문이다.

선거기간 많은 시민과 학부모, 학생들의 이야기에 경청하고 있다. 낮은 자세로 다가설 것이다. 필요한 자리라면 언제, 어디든 달려가 함께하겠다.

초등학교 선생님의 80% 이상이 여성이다. 교육부문에서는 여성리더십이 강점이 되는 시대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교육현장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창고가 아니다. 돌봄 리더십이 필요하다. 과거의 몰아붙이기 교육은 이제 안통한다. 섬세하게 꼼꼼하게 챙겨주는 소통행보에 적극 나서겠다.

- 끝으로 광주지역 학부모, 교사, 교육공무원, 학생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린다.

▶ 실적으로 보여드리겠다. 당장 1~2년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곧 성과가 나온다. 전남도 복지국장을 맡았을 때 “1년도 못 버틴다”는 우려가 많았다. 1년은 부족했지만 다음해부터 최고의 성과를 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기성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될 것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했고 교육현장에서도 미래 교육의 태풍은 몰아치고 있다. 교육은 달라져야 하고, 이미 달라졌다.

광주에서 자랐다. 광주가 키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배우고 경험한 모든 힘을 사랑하는 광주의 미래세대를 위해 헌신하겠다.

이제는 학력과 실력을 넘어 미래를 살아갈 진짜 힘을 키워내야 한다. 공교육 대전환 프로젝트를 ‘혜자표 광주교육’을 통해 만들어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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