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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성군 오봉산 구들장 채석지 국가등록문화재 지정예고
자연광산으로는 국내 유일…1930~1980년대까지 50여년 간 채취
전라남도 보성군 득량면에 세워진 소달구지 조형물. [보성군 제공]

[헤럴드경제(보성)=박대성 기자]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50여년 간 구들장이 채취됐던 전라남도 보성군 오봉산(해발 343m)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

개별건물이나 터널, 종교유물 등이 지정된 사례는 있으나, 자연광산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28일 보성군에 따르면 ‘오봉산 구들장 채석지’가 지난 25일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

오봉산 구들장은 우리나라 최대 구들장 채석산지로 1930~1980년 초까지 약 50여 년간 채석이 이루어졌으며 전국 생산량의 70%를 담당했다.

오봉산 구들장 채석지는 소 달구지길, 당시 채석과 운반에 사용되었던 각종 도구와 장비가 현재 고스란히 남아있다.

보성군 오봉산 구들장 채석지에는 지금도 '갈지(之)'자 우마차 길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보성군 제공]

특히, 산 전체에 운반로가 거미줄처럼 산재돼 있고, '갈지(之)'자 모양의 길이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보존이 잘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성군은 우리나라 고유의 난방문화인 온돌문화와 온돌의 근간이 되는 구들장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오봉산 구들장의 우수성을 조명하고 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해 1월 타당성 조사를 시작으로 다양한 전문가의 수십 차례 현장 방문, 소달구지 길 전수조사 및 정비, 구들장 채취자 인터뷰, 국제학술세미나 등을 통해 그 당시를 재현하고 오봉산 구들장의 역사적·광물학적 우수성을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오봉산에 쌓여 있는 납작한 구들장과 돌탑.

구들장을 채석했던 곳은 주로 오봉산 정상 또는 8부 능선 지점으로 화산 폭발 시 여러 차례에 걸쳐 화산재가 쌓이면서 생긴 층상절리가 잘 발달돼 있어 구들장을 뜨기에 적합한 구조다.

이 곳 구들장은 열에 강한 응회암으로 얇지만 오래도록 불과 연기에 닿아도 터지지 않고, 공극(孔隙, 토양 입자 사이의 틈)률이 좋아 따뜻한 공기를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전남지방은 물론 광주, 부산, 서울에 이르기까지 널리 이용됐다.

문화재청은 약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두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이르면 4월 말 국가등록문화재로 등재할 예정이다.

국가등록문화재는 근대 이후 문화유산 가운데 보존과 활용을 위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한 문화재를 대상으로 한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국내·외에 보성 오봉산 구들장의 우수성을 알리고, 사라져 가는 온돌문화에 대한 역사성을 보존하고 계승해 나가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다양한 활용 사업들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오봉산 구들장을 실어 나르던 '우마차길'이 지난해 12월 산림청 ‘국가 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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