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의원 |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6일 “당의 입장과 별개로 저는 기득권 양당으로 회귀하는 합당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당에 제명을 요청했다.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약속한 국민의힘과의 합당 논의가 시작되자 이에 반발해 안 대표와의 결별을 선택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안철수 대표 단일화 공동선언에 합당이 이미 포함된 사항이기 때문에 합당에 대해 지도부로서 다른 결정을 할 수 없음이 전제된다”며 “그러나 당의 입장과 별개로 저는 기득권 양당으로 회귀하는 합당을 수용하기 어려워 의원회의에서 제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비례대표인 권 원내대표가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지만, 제명되면 무소속 신분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권 원내대표는 “선거결과가 중요하고 안철수 대표가 성과와 성공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그럼에도 정치인으로서 과정에 대한 성찰을 하지 않을 수 없어 2016 국민의당 녹색돌풍을 일으켰던 호남에서 이제 겨우 마음의 문을 열어주셨는데 또다시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당원동지들과 함께였기에 외롭지 않고 든든했다”며 “서로 같은 공간이 아니더라도 안철수 대표, 저, 동지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것은 변치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반대해온 권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안 대표와 윤 당선인의 단일화 성사 뒤 칩거하며 거취를 고민했다. 합당 논의가 본격화되자,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당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시절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사건을 수사했던 권 의원은 2014년 7·30 재보선 때 광주 광산을에서 새정치연합 후보로 당선돼 정치에 입문했다. 그때 그를 공천했던 사람이 당시 안철수 공동대표였다. 그뒤 권 의원은 국민의당 창당 등 안 대표의 ‘제3당 실험’에 동행하며 그와 ‘정치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