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제20대 대선에서 광주·전남 표심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전통적인 지지를 다시금 확인해줬다.
하지만 불모지로 여겨진 호남에 공을 들인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 당선으로 정권 교체와 함께 지역에서 최고 득표율을 얻어 ‘유의미한’ 결과를 받아들었다는 평가다.
윤 당선인은 광주에서 12.72%, 전남에서 11.4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낙선한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광주 84.82%, 전남 86.10%로 윤 당선인에 비해서는 월등하게 높다.
이 후보의 득표율은 지난 19대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문 대통령의 당시 광주·전남 득표율은 각각 광주 61.14%, 전남 59.87%였다.
역대 대선 후보의 지역 최고 득표율은 15대 대선에서 당선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기록한 광주 97.28%, 전남 94.61%였다.
이 후보로의 쏠림 현상은 전국 최고 수준의 사전투표율(광주 48.27%·전남 51.45%)에서부터 예견됐다는 평가다.
사전투표율을 합산한 전체 투표율(광주 81.5%·전남 81.1%)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지역 투표율이 높은 것은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이 대거 결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초박빙 선거전에서 지지층 결집이 이뤄졌다. 특히 사전투표 직전에 이뤄진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민주당으로선 선거는 패배했지만, 텃밭을 지켜냈다는 데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윤 당선인을 비롯해 이준석 대표까지 나서 호남 표심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국민의힘도 역대 최고 득표율로 상당한 성과를 냈다.
윤 당선인의 지역 득표율은 보수 정당 후보로서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기존 최고 기록은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얻은 광주 7.76%, 전남 10%였다.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높은 2030 청년 세대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특히 복합쇼핑몰 유치 등 지역 현안을 꺼내 들면서 ‘호남 홀대론’을 쟁점화하며 호남 표심에 구애했다.
국민의힘은 목표치로 내건 20∼30% 득표율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불모지가 되다시피 한 지역 지지세를 회복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탄핵 이후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득표율은 광주 1.55%, 전남 2.45%에 그쳤다.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 총선에서도 지역 조직이 와해하고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국민의힘은 지역에서 민주당 독점 구도에 견제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겨냥하고 있다.
정의당 등 다른 정당은 진보 표심의 상징인 호남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앞으로의 정치 행보가 불투명해졌다.
호남 진보 표심을 기대한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광주에서 1.51%, 전남에서 1.28%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국민의힘 송기석 광주 선대위원장은 “보수 정당의 불모지 호남에서 드디어 변화가 시작됐다” 며 “이제 일당 독점의 호남 정치 구도를 깨고, 지역 구도를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