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폭발사고가 발생한 여천NCC 제3공장에서 국과수 직원들이 지름 2.5m 넓이의 튕겨져 나간 플로팅 덮개를 살펴보고 있다. /박대성 기자. |
[헤럴드경제(여수)=박대성 기자] 지난 11일 8명의 사상자(4명 사망, 4명 중·경상)가 발생한 여천NCC 폭발사고와 관련, 전담수사팀이 사건 발생 7일이 됐지만 뚜렷한 수사성과는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여천NCC 안전관리 수칙 위반으로 근로자 4명이 숨지는 어처구니 없는 산재가 발생했지만, 합동 압수수색을 벌인 경찰과 노동부,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가 제각각 수사를 하고 있어 유기적인 수사결과를 신속히 도출해 낼지에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17일 전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여천NCC 폭발사고 전담수사팀(61명)을 편성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시작해 공장 현장안전관리책임자 1명을 입건하고, 협력업체 관계자 등 11명을 소환해 조사했으며 앞으로도 수십명을 참고인으로 추가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 등도 사고 이후 '중앙 산업재해 수습본부'를 구성하고 중대산업재해 수사 담당 근로감독관과 디지털포렌식 근로감독관 등 35명을 투입해 사업주 주의 의무 위반 여부 등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과수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울산) 또한 지름 2.5m, 중량 1t에 달하는 열교환기 내부덮개가 튕겨져 나간 지점에서 덮개 안전장치 2개를 수거해 정밀 감식 중으로, 감식 결과는 빨라야 3월 중에 나올 예정이어서 수사 장기화도 예상된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등에 대한 과실여부 수사에 집중하는 가운데 중대재해법 및 산업안전보건법은 노동관련 부서에서 조사하고 있어 유족이 원하는 신속한 수사결과 도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로 구분되는데 일반 산재로 1명 이상 숨지는 등의 사망사고는 노동부에서, 광주 학동 사고처럼 특정 원료나 제조물, 공중교통수단에 의한 다수의 재해는 경찰이 수사하도록 업무 분장이 돼 있다.
경찰은 지난 14일 압수수색 영장 발부 후 여천NCC 공장을 합동으로 압색한 것은 부처별 전문 영역을 존중하고 효율적인 수사 결과 도출을 위한 압수수색이라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여천NCC 사고 원인 조사는 전담수사팀이 취합을 하는데 국과수와 노동부, 소방서 등 다수의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감식에 참여해 감정결과는 대개 한 두달이 걸려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사안”이라며 “수사 결과가 '뚝딱' 나오는 것이 아니라 45일 정도는 소요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1일 여수산업단지 여천NCC 제3공장에서 가스누출 여부를 점검하던 협력업체인 영진기술 소속 직원 3명과 YNCC 소속 감독자 1명을 포함해 4명이 숨졌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여천NCC는 한화솔루션(케미칼)과 DL케미칼(전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문)이 50%씩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유화 기초유분을 생산해 연 매출 5조원대에 매년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