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책임있는 사과와 보상 약속이 먼저
8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마지막으로 수습된 희생자를 구급차에 태워 보내며 거수경례하고 있다. 구조 당국은 이번 사고로 숨진 6번째 건설노동자를 26층 잔해에서 수습, 붕괴 발생 29일째인 이날 실종자 수색과 구조를 완료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피해자 유가족들이 HDC 현대산업개발의 충분한 사과와 보상 약속을 요구하며 장례 절차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화정아이파크 붕괴 피해자 가족협의회는 8일 마지막 피해자 수습을 마친 이후 가족 간 논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피해자 가족협의회 안정호 대표는 “현대산업개발 측의 책임 있는 사과와 충분한 사후 보상에 대한 약속이 확인될 때까지 장례를 하지 않을 것” 이라며 “장례를 포함한 기타 어떤 것도 하지 않고 (가족) 천막에서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현산이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만천하에 저들의 파렴치함을 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당초 시민들이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인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겠다는 계획도 보류됐다. 장례를 미루기로 한 만큼 분향소만 설치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산 측의 대응에 따라 계획은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로 수습된 피해자 1명을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 5명의 유가족은 모든 피해자를 수습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장례를 미뤄왔다.
가족협의회는 참사 재발 방지 의지를 다지고 피해자 넋을 기리는 추모 공간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합동분향소를 설치하자는 합의를 한 바 있다.
안 대표는 당시 “현대산업개발의 사죄와 책임 규명을 떼어놓을 수 없기 때문에 장례 절차를 곧바로 거론하기는 어렵다” 며 “사회적 참사에 목숨 잃은 이번 사고의 피해자를 공동체가 함께 추모하자는 방향만 가족끼리 합의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와 서구는 가족협의회가 원할 경우 언제든 합동분향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설치 장소로는 광주시청, 상징성을 고려한 붕괴사고 현장 주변 등이 거론된다.
지난해 6월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철거건물 붕괴참사 사례처럼 영정과 위패를 안치해 추모객을 맞이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