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중인 고층아파트의 구조물이 무너져 내렸다/ 서인주 기자 |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광주 학동 재개발 철거 현장의 아픔이 채 가기도 전에 광주 화정동 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외벽이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두 건 모두 HDC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현대아이파크 공사현장이다. 17명이 죽거나 다친 학동 참사의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했던 사람은 모두 9명이었다.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이들 9명 가운데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은 모두 하도급업체 관리자나 재하도급업체 대표였다. 원청인 현대산업개발 측의 법적 책임을 묻지 못한 셈이다.
특히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용자의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기 전이어서 수사·기소 단계에서 반영되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사고 역시 사고 원인과 인명피해 등을 더 조사해야 하는 상황과 별개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1월 제정된 이 법은 1년간 시행이 유예되면서 오는 27일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법시행을 앞두고 사고가 발생하면서 현대산업개발 측은 또다시 이 법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두고 노동계에서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고 역시 생명과 안전보다는 현대산업개발의 이윤 창출과 관리·감독을 책임져야 할 관계기관의 안전불감증에서 빚어진 제2의 학동참사” 라며 “학동 참사에서 보았듯이 현장 책임이 가장 크고 무거운 현대산업개발은 빠져나갔다” 고 강조했다.
앞서 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39층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중 23~38층 외벽 등 구조물이 붕괴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1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작업자 6명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