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상향·사업기간 단축 기대
용적률이 높아 리모델링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하던 단지들이 8·8대책을 기점으로 재건축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용적률 상향으로 사업성이 개선되고 사업 기간 단축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금호동3가에 있는 두산아파트는 이달 7일 재건축준비위원회(재준위) 설립을 승인받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지하철 3호선이 지나는 금호역 초역세권에 있는 이 단지는 1994년 입주한 1267가구 규모 대단지다. 단지는 31년차 노후 단지인 만큼 정비사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다만 용적률이 249%로 높은 편이라 재건축보다는 리모델링을 선택했고, 2021년부터 추진위가 구성돼 조합설립까지 추진됐다. 문제는 사업성이었다. 당시 단지는 기존 지상 16층, 16개동, 1267가구를 리모델링해 1400여가구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했는데 수직, 별동 증축 방식이 고루 거론되다 사업성 등이 발목을 잡아 흐지부지됐다.
그러다 정부가 지난 8월 8·8 공급대책을 발표하며 단지 내부에서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해당 대책에는 정비사업의 최대 용적률을 법적상한기준에서 추가로 완화해주고,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 해 정비사업 기간을 6년 이상 단축하는 특례법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일반 정비사업장은 법적상한용적률이 최대 300%에서 330%로, 역세권은 360%에서 390%까지 늘어난다. 금호동 두산아파트 재준위 관계자는 “8·8대책 발표 이후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현재 예비안전진단을 준비 중인 상황”이라며 “단지가 역세권 요건에 해당하기 때문에 용적률 390%까지 받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두산 뿐만 아니라 리모델링을 검토하다 재건축으로 방향을 바꾼 단지는 또 있다. 앞서 영등포구 당산동2가 현대홈타운도 299%라는 높은 용적률로 인해 2020년부터 리모델링을 추진했으나, 8·8대책과 서울시의 준공업지역 용적률 완화 등을 이유로 재건축으로 정비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리모델링 추진 사업지가 여섯 곳이나 되는 용산구 이촌동 아파트에서도 사업성 등을 거론하며 재건축을 고려하자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이촌한가람·한강대우·이촌우성 등이 참여하는 이촌1동(동부이촌동) 재건축추진협의회는 이달 말 ‘동부이촌 리모델링 단지 재건축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동부이촌동에서는 한가람, 이촌강촌, 이촌우성, 이촌코오롱이 조합까지 설립해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고 한강대우는 리모델링추진위 단계다. 속도가 가장 빠른 이촌현대(이촌 르엘)는 2022년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다.
물론 리모델링 사업이 순항 중인 단지도 여럿이다. 강동구 암사동 선사현대아파트는 별동 증축을 통해 최고 39층 리모델링이 확정됐고, 양천구 목동우성아파트 리모델링 사업도 최근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국내 수직증축 1호 리모델링 단지인 송파구 송파동 송파성지아파트는 공사 막바지에 돌입했다. 송파성지아파트는 ‘잠실 더샵 루벤’으로 거듭난다. 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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