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500만원대 월세 감당 못해
곳곳에 비어있거나 문 닫은 상가
경매 인기없어 새주인 찾기 난항
종각지하쇼핑센터에 철문을 닫은 가게들에 ‘상가 입찰 준비중’문구가 붙어 있다. 정주원 기자 |
“코로나때 쭉 빠진 상가 공실들이 아직도 다 채워지지 않았네요. 임대료 조정이 들어간다 하더라도 면적에 따라 평균 월 1000만~1500만원 하는 시세를 감당할 상인들이 많지 않아요.” (종각역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지난 10일 방문한 서울시 종로구 종로에는 거리 양쪽으로 비어있거나 문을 닫은 상가들이 연이어 눈에 띄는 모습이었다.
종각역 3번출구에서 종로2가 사거리에 위치한 탑골공원까지 400m 직선 거리에는 약 6개의 공실이 발견됐다. 맞은편 종각 젊음의 거리 역시 한 집 건너 한 집 꼴로 비어있었다. 약 2층 건물 통째로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임대문의 딱지가 붙어있는가 하면, 1층 상가가 연달아 공실인 경우도 있었다. 한때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이곳은 2016년 맥도널드가 종로 1가에서 28년 동안 운영하던 직영 2호점 영업을 중단한 데 이어, 2022년 KFC 한국 1호점도 38년 만에 문을 닫을 정도로 쇠락해 있다.
지하는 더 심각했다. 종각지하쇼핑센터는 여러 옷가게와 네일샵 등이 대부분이 철창을 내린 채 영업을 하지 않거나 가게에 불만 켜진 상태로 비어있는 상태였다. 이곳에서 옷가게를 하는 박모씨는 “임대료는 비싸지 않은데 사람이 없어 장사가 안된다”며 “이곳 지하상가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하는데, 계약기간이 끝나고 다음으로 새롭게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어 철거한 가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 도심 공실률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의 지역별 공실률에 따르면 서울 도심 집합상가의 공실률은 올해 2분기 11.19%로 지난해 1분기(10.11%)부터 우상향 중이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서울 도심에서 동대문(12.16%)·종로(11.59%)·을지로(11.43%) 순으로 높은 공실률을 기록했다. 세 지역 모두 올해 1분기보다 공실률이 늘거나 동일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상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높은 수준의 임대료와 늘지 않는 내국인 수요가 공실을 채우기 어려운 상황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종로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종로2가 사거리에 위치한 1층 전용면적 99㎡가 보증금 2억원·임대료 1000만원에 나와있는데 현재 시세 대비 가장 좋은 조건의 매물”이라며 “처음에 월세가 1400만원이었다가 너무 비싸 임대 문의가 적자 1000만원으로 조정한 가격”이라고 했다. 더 큰 문제는 공실이 오랜 기간 채워지지 않고 경매로 넘어가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지옥션의 9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업무 상업 시설 낙찰률은 전월(20.6%)대비 2.9%p 하락한 17.7%를 기록하며 5개월만에 다시 10%대로 내려 앉았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도 19.6%로 여전히 적체현상이 해결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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