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분석
종로·마포·양천 신고가 비율도 눈에 띄어
금천·강북·노원·동대문은 신고가 비중 고작 2~4% 수준
“서울내에서는 상급지로…각 동내에서는 대장아파트로”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서울에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짙어지며 강남 등 주요 지역 아파트 매매 3건 중 1건이 신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들의 신고가는 매우 드물었고, 이는 과거 서울 전지역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던 2020~2021년과 매우 다른 양상이다.
1일 헤럴드경제가 국토부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8월 30일 기준) 8월 강남에서 거래된 122건의 아파트 매매 중 44건(36.1%)이 기존 신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초구는 45건 중 16건(35.6%), 용산구는 35건 중 12건(34.2%), 송파구는 103건 중 20건(19.4%) 수준이다.
이 지역들의 신고가 거래 비중은 최근 들어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송파구는 6월에 신고가 비중이 7.5% 수준이었던 것이 7월은 11.8%, 8월은 19.4%로 두 달 사이 두 배 넘게 늘었다. 강남구 신고가 비율도 6월까지 15.5% 수준이던 것이 7월에는 24.8%로 8월에는 36.1%로 늘었다.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아직 포함되지 않은 반포동, 한남동 등이 위치한 서초구와 용산구는 일찌감치 신고가 비중이 높았다.
용산구는 올해 2월부터 신고가 거래 비율이 전체 거래건수의 25.5%를 차지하고, 꾸준히 20%대를 유지하다가 8월은 34.3%로 늘어났다. 서초구 역시 4월에 23.8% 신고가 비율을 나타내더니 7월은 34.3% 8월은 35.6%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강남3구와 용산구를 뺀 종로, 마포, 양천구의 신고가 비율도 눈에 띄었다. 종로구는 8월 전체 19건의 거래 중 7건(36.8%)이, 마포구는 21.2%, 양천구는18.4%를 신고가 거래됐다.
이들 지역 신고가 비중이 높은데는 종로구는 경희궁자이, 마포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대장아파트들에서 연달아 신고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지역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마포래미안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파트 가격이 매달 1억씩 오르는 느낌이다. 집주인들도 계약하기로 했다가 빠르게 오르는 집값을 못 쫓아가며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도 많다”면서 “하지만 대장주 아파트를 제외한 다른 아파트들은 잘 찾지도 않고, 가격이 눈에 띄게 오르지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고가 비중이 전체 거래 10건 중 1건에도 못 미치는 지역들도 많았다. 지난 8월 금천구는 신고가 비율이 전체거래 건수의 2.6%를 차지했고, 강북구는 3.8%, 노원구 4%, 동대문구 5.4%, 중랑구 5.6% 수준이었다.
여기에는 집주인들이 기존 집을 팔고 똘똘한 한채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많은 것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1·3대책에서 강남·서초·송파·용산을 뺀 지역들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며, 기존 집을 팔 때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는 집주인들이 크게 늘어났다.
즉 전문가들은 “서울내에서는 상급지로, 각 동내에서는 대장아파트로 ‘똘똘한 한채’ 수요가 어느때 보다 높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주요지역의 집값은 계속해 올라가지만 나머지 지역들은 넘치는 공급을 수요가 따라주지 못하며 양극화는 커지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과거 2021년 신고가 비율이 한해 서울 평균 40%를 넘어갈 때는 구별 신고가 비율이 비교적 균질한 편이었지만 올해 들어 신고가 비율도 구별 양극화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고분양가 이슈와 수요 선호 강도가 강남권과 한강변에 집중되며 당분간 이런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s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