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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버타운은 노인을 게토화…커뮤니티 평생주택은 주거의 미래 [부동산360]
김주령 ㈜제이알케이컴퍼니 대표 인터뷰
베이비부머 세대 타깃 공동체주택 개발
예비입주자가 개발 및 운영주체로 참여
성북동, 평창동 등 평생주택 부지 확보
10년 내 10개 프로토타입 개발 목표
김주령 ㈜제이알케이컴퍼니(JRK COMPANY)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대담=정순식 건설부동산부장, 정리=신혜원 기자] “호강당 평생주택 개발사업의 목적은 시니어들에게 ‘시설’을 공급하는 게 아니에요. ‘집’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시니어주거를 호텔식서비스가 제공되는 시설 정도로만 생각하고 부동산 개발을 하게 되면 (공급 대상은) 상위계층에 한정되게 되죠. 어느 상황에 처해도 안심하고 들어가서 살 수 있는 평생주택을 만들려 합니다.”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1~2인 가구가 전체의 60%에 달하는가 하면, 지난달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는 1000만62명(행정안전부 통계)으로 전체 인구의 19.51%를 차지했다. 각종 인구통계 수치들은 대한민국의 급격한 사회구조 변화를 방증하고 있다. 보편적 주거와 저비용 돌봄의 사회화의 문제가 한국 사회의 큰 화두로 떠오른 이유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주령 ㈜제이알케이컴퍼니(JRK COMPANY) 대표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커뮤니티케어형 주거 브랜드 ‘호강당 평생주택’을 제시했다. 한국이 직면한 초고령화, 은퇴 및 부양사회, 무연사회 등의 문제를 이웃과 공존하는 커뮤니티케어형 주택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목표다.

6년 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탄생한 호강당 평생주택은 김 대표와 그의 가족이 겪은 개인적 경험이 시발점이 됐다. 그는 초기경도인지장애를 앓던 어머니를 곁에서 모시며 ‘부양자와 피부양자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지속가능한 집은 없을까’라는 고민이 깊었다. 건축가 출신이자 선도형 디벨로퍼인 김 대표는 개인주의가 일반화된 한국 사회에서 서로 이웃이 되어 의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주택 개념을 세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함께’ 살아가는 주거 브랜드를 지향하는 만큼 호강당 평생주택은 실버타운, 실버스테이, 고령자복지주택 등 일반적 시니어 레지던스와 결이 다르다. 그는 은퇴를 고민해야할 40~60대 중장년층 베이비부머 세대를 주요 타깃층으로 삼았다. 그러면서 부양이 필요한 모든 연령대 가구에게 열려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실버타운과 같은 시니어 주거 사례를 들여다보면 65세 이상 노인들만 들어갈 수 있는데 이는 오히려 노인을 게토화(격리)시키는 것”이라며 “16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주로 주거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있고, 1인가구도 전체 인구의 30%에 달한다. 도움을 받고 싶어도 받을 곳이 없는 모든 연령대에게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체주택을 추구하는 만큼 주거소비자인 입주자가 함께 개발 및 운영주체로 참여하는 게 호강당 평생주택의 특징이다. 예비입주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금융비용을 줄이고 공급가격을 낮추는 식이다. 김 대표는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동호회처럼 ‘우리끼리 돈을 모아 집 지어 살까’해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저희가 디벨로퍼팀으로서 그러한 부분에 도움을 드리고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해 동급 대비 최소 20~40%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와 다르다”며 “서울시의 공동체주택 제도를 이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주령 ㈜제이알케이컴퍼니(JRK COMPANY)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평생주택의 컨셉을 고민하며 다양한 사업부지를 물색해온 김 대표는 우선적으로 사대문 안 서울 주요 지역에서 호강당 평생주택 개발사업을 론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심 내 타운하우스 및 복합단지 개발 후 주요 광역시 등 지방에도 평생주택을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단기적인 이익이나 시장독식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의미있는 생명주거브랜드가 사회와 국가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공유할 수 있는 대기업 임팩트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원활한 투자를 전제로 곧바로 개발에 착수할 수 있는 부지 3곳을 확보해놨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규모가 작은 프로젝트는 설계, 입주자 모집, 시공 등을 포함해 30개월, 큰 프로젝트는 36개월 정도 내에 끝낼 수 있는 수준”이라며 “그 외 20여 개 부지들도 타당성 검토를 마친 상태”라고 했다.

궁극적으로 김 대표가 그리는 호강당 평생주택의 청사진은 10년 내 10개의 프로토타입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것이다. 그는 “홈리스부터 최저소득층, 중산층, 최상위층에 맞는 각각의 프로토타입을 만들려 한다”며 “10가구 미만, 29가구, 100가구, 500가구, 1000가구 규모, 개축공유형, 리조트형, 사회주택형, 스마트도시 등을 비롯해 9개의 프로젝트 이익의 10%를 모아 홈리스를 위한 주택을 무상으로 공급하는 게 호강당 평생주택 브랜드의 완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세계적인 건축 회사와 진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적어도 5개 이상의 프로토타입이 나오면 오픈소스로 국내 디벨로퍼들에게 공유하려고 한다”며 “생명주거산업 개발 유형을 빠르게 모든 디벨로퍼들에게 보급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어머니에 대한 효심에서 주거 브랜드 개발을 시작한 김 대표는 30년 뒤에는 하나의 단지를 넘어 도시의 형태를 띠고 있을 호강당 평생주택의 모습을 꿈꾸고 있다. 그는 “호강당 평생주택 브랜드가 안정적으로 정착한다면 도시형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주거가 굉장히 불안한 상황으로 보여진다. 저를 비롯해 많은 전문가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도시의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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