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오르자 경쟁률 1800대1 웃돈 단지도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앞에 위치한 부동산에 오피스텔 월세 가격이 붙어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서울 전월세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공공임대주택 경쟁률 역시 고공행진하고 있다. 6개월 간 입주자가 없어 시세 30% 수준으로 공급되는 장기미임대 매입임대주택 역시 최근 공고에서 경쟁률이 250대1을 돌파했다.
18일 서울주택도시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모집을 받은 장기미임대 매입임대 입주자 수시공고(2024년 1차)에는 99호(34개 단지) 모집에 2만5000여명이 몰렸다. 단순 계산한 경쟁률만 252.9대 1로 집계됐다. 전가구 유형이 1순위 마감됐다.
장기미임대 매입임대는 공공주택의 일환으로 무주택 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보유한 매입임대주택(다가구, 원룸) 중 장기 미임대 중인 주택을 임대하는 사업이다. 기존 매입임대주택 중 공가발생일로부터 6개월 이상 경과된 건물 입주자격을 일부 완화해 공급한다. 매년 2월과 8월에 정기 공고를 내고 공실의 경우 수시 모집을 진행한다. 장기미임대 매입임대는 공실 기간을 줄이기 위해 시중 전세가격 30% 수준의 저렴한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를 책정한다. 임대기간은 최초계약기간 2년에 재계약 1회가 가능하다. 단, 입주대기자가 없을 경우에는 1회 추가 재계약 할 수 있다. 분양전환은 되지 않는다.
장기미임대 매입임대는 공공주택 가운데 수요가 큰 유형은 아니었다. 입주자모집공고를 낼 때마다 미달이 되는 경우도 잦았고 지난해 ‘곰팡이 주택’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서울 주택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오르자 장기미임대까지 신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에 따르면 2023년 2차 장기미임대 매입임대주택 경쟁률은 35.2대1이었고, 올해 초 진행된 2024년 1차 모집 경쟁률은 44.8대1이었다. 이번 공고에 지원했다가 서류심사 대상자에도 오르지 못한 20대 직장인은 "공실이 6개월 이상인 이유가 있을텐데 99가구 모집에 2만5000명이 넘게 지원했다니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 공고에서는 경쟁률이 1000대1을 넘은 단지도 3개나 나왔다. 강동구 천호동에 위치한 한 다가구 주택은 경쟁률이 1862대1을 기록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이번주까지 6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들어 누적 상승률은 2.60%다. 1인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오피스텔도 전월세가격이 뛰고 있다.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전셋값은 0.02% 올라,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만에 상승전환했다. 오피스텔 월세는 지난해 5월 이후 1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서울은 빌라(연립·다세대) 월세도 오름세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조사한 결과, 지난 5월 서울 빌라 원룸(보증금 1000만원 기준 전용면적 33㎡ 이하) 평균 월세는 75만원으로, 올 2월 70만원을 기록한 이후 3개월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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