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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D 갈수록 중요”…식품업계가 투자 주저하는 이유? [비즈360]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중 1%대
CJ제일제당, 매일유업 등 투자액 감소
낮은 영업이익 고려…경영효율화 의식
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밀가루.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식품업계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이 다른 산업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식품 관련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중은 1% 전후 수준이었다. 지난해 R&D 투자액 상위 1000개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중 평균(4.4%)에 한참 못 미친다.

기업별 지난해 R&D 투자액은 개별기준으로 CJ제일제당 569억원, 대상 411억원, KGC한국인삼공사 220억원, 오뚜기 182억원, 매일유업 109억원 등이었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중을 살펴보면 CJ제일제당이 0.76%, 대상이 1.21%였다. 지난해 1조222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KGC한국인삼공사의 R&D 투자액 비중은 1.8%이었다. 이밖에 오뚜기가 0.63%, 매일유업은 0.64%이었다.

국내 기업 중 R&D 투자액 상위 1000개 기업 가운데 식품 관련 기업은 16개였다. 기업 중에서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제조업체인 헥토헬스케어와 삼양사가 빠지고, 대상그룹에서 건기식 제조를 맡은 대상웰라이프가 진입했다. 지난해 대상웰라이프의 R&D 투자액은 65억원이었다.

CJ제일제당은 개별기준 R&D 투자액을 2022년 645억원에서 지난해 80억원 가까이 줄였다. 같은 기간 매일유업의 R&D 투자액은 130억원에서 109억원으로 감소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영업이익률이 3%대 전후로 낮기 때문에 매출 동향에 따라 R&D 투자액이 조정되기도 한다”며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예산을 배분할 때 경영 효율화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9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4.4%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매일유업 영업이익률도 4.1%였다.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연구설비 등 규모가 큰 투자가 있다면 R&D 투자액이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KGC인삼공사의 경우 지난해 3월 미국에 R&D센터를 개설하고, 9월 경기 과천으로 R&D 센터 이전 작업을 했다. 실험실 인프라와 연구장비 구축을 위한 투자가 이뤄지면서 전년 대비 R&D 투자액이 약 50억원 늘었다.

식품 업계는 인기 제품에 주력하기 위해 R&D를 통한 신제품 개발보다 기존 제품의 생산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농심이 대표적이다. 농심은 울산에 수출을 위한 물류센터를 세우고, 17년 만에 국내에 신규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삼양식품 역시 불닭볶음면의 해외 수요가 커지자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밀양에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다.

식품업계가 단기 성과에 집중해 장기적으로 R&D 투자를 소홀히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렌드에 맞춰 제품을 리뉴얼하거나 유사한 제품을 생산해 장기적으로 신사업 발굴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K-푸드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수출 확대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R&D 투자가 필수”라며 “최근 식품업계가 단기적으로 영업이익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투자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mp125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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