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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약금 320억 허공으로 날렸다” 귀한 서울 대형 병원 첫삽도 못떴다 [부동산360]
SH공사, 위례 의료복합용지 개발사업 계약 해제
위례의료복합PFV, 토지 대금 미납…본PF 전환 실패
“사업 재공모 검토한다지만…답보 상태 지속될듯”
위례 신도시 의료복합타운 사업 조감도 [SH공사 제공]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서울의 마지막 대형병원 부지로 꼽히는 위례 신도시 의료복합타운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미래에셋증권·호반건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토지 대금을 미납하면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계약을 해지한 것이다. 위례신도시 염원 사업인 위례신사선에 이어 의료복합타운 사업마저 추진이 불투명해지면서 주민들의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SH공사는 지난 2일 시행사인 위례의료복합피에프브이(PFV)에 ‘위례택지개발지구(3공구) 의료복합용지 개발사업’ 토지 매매 계약 및 사업협약 해제를 통보했다. 위례의료복합PFV는 토지 매매 계약에 따라 토지대금 3250억원을 분할 납부해야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3·4차 분납 토지 대금 975억원을 미납했다. 출자사들은 만기가 돌아오는 브리지론을 대체할 자금 조달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서울 송파구 거여동 위례 의료복합용지는 대지면적 4만4004㎡ 규모다. 최첨단 진료시스템을 갖춘 대형 병원과 상업시설, 오피스텔 등을 유치해 복합단지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SH공사는 2021년 5월 미래에셋증권·호반건설‧길의료재단·투게더홀딩스·랜드미연대보증 등 5개 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컨소시엄은 같은 해 7월 사업 특수목적법인(SPC)인 위례의료복합PFV를 설립했다.

이 사업의 브리지론 대출 만기일은 지난 4월이었다. 위례의료복합PFV가 본PF로 전환하지 못하고 브리지론도 연장도 거절돼 사업을 지속하지 못하게 됐다. SH공사는 계약 조건에 따라 중도금을 제외한 계약금 320억원을 몰취했다. SH공사 관계자는 “계약금은 민법상 귀책사유가 있으면 계약 해지 시 귀속하게 돼있다”고 밝혔다.

사업을 정상화하려면 SH공사가 재공모에 나서야 한다. SH공사 관계자는 “위례 의료복합타운 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사업자 재공모나 개발계획 변경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새 사업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을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의료시설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으로 인식된다. 이 때문에 SH공사가 앞서 2016년 두 차례 진행한 공모에 참여한 업체가 한곳도 없었다. 컨소시엄은 오피스텔, 상업시설 등을 유치해 의료시설 건설비용을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건설 경기 침체로 수익형 부동산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업계에선 PF 관련 큰 위기는 겨우 모면했다고 하지만 아직 PF 사업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기존에 사업을 추진하던 컨소시엄이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어 포기한 사업인데 새 사업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새 사업자가 수익성 확보 방안을 찾는다고 해도 자금 조달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 추진이 답보 상태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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