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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의대 지역인재 확대, ‘지역 근무’ 특단대책 이어져야

올해 고3 학생들이 치를 2025학년도 대학 입학전형에서 전국 39개 의과대학 모집 인원이 전년대비 1497명 늘어난 총 4610명으로 확정됐다. 수도권 대학이 1326명(28.8%), 비수도권이 3284명(71.2%)이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따라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모집인원이 대폭 늘어났고, ‘지역인재전형’도 급증했다. 비수도권 26개 대학은 지역인재전형으로 1913명을 모집한다. 전년도 1025명에서 888명이 늘어 비수도권 대학 모집인원의 60%에 육박한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30일 발표한 ‘2025학년도 의과대학 대입전형 시행계획 주요사항’의 골자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권역 고등학교를 나온 학생만 그 지역 의대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중학교도 비수도권에서 나오도록 요건이 강화된다.

비수도권 의대의 모집인원이 늘고 지역인재선발이 대폭 확대된 것은 지역·필수의료 강화하기 위한 정부 정책에 따른 것이다. 지역 출신 학생에게 더 많은 의대 입학 기회를 부여한 것은 일단 환영할만한 일이다. 지역의료 강화의 필수불가결한 첫 단추이기도 하다. 지역인재전형으로 입학한 의대 졸업생들의 해당 지역 취업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공·사를 막론하고 지역 교육 인프라가 확충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우려도 크다. 의대 입학을 노린 수도권 학생들의 ‘지방 유학’만 부추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부모와 가족, 친인척 등 지역에 뿌리를 둔 학생을 선발해 의대 졸업 후 정주율을 높인다는 취지가 무색해진다. 수도권에 삶의 기반을 둔 채 오로지 의대를 목적으로 지방 학교를 다닌 졸업생에게 지역의료 기여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의대 지역인재 선발 확대가 지역의료 강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졸업생들의 정주를 유인할 특단의 후속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현재의 제도로선 지방에서의 취업이나 개원을 유인할 대책이 마땅히 없다. 정부는 지난 2월 민생토론회에서 학비·생활거주비·교수채용 지원 등을 조건으로 지역의료기관에 장기 근무하도록 하는 ‘지역필수의사제’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의대생의 자발적인 선택에 맡기는 계약 방식이라는 한계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설립의 입법을 주장하고 있지만, 의료계가 강하게 반대해왔다.

이처럼 시대적 요구인 ‘의료 개혁’의 과제가 산적하다. 이 마당에 의료계는 정부의 의대 증원 강행에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으며 의료 현장 밖으로 이탈해 있다. 정부는 의료 개혁 정책을 더 세밀하게 마련해야 한다. 의료계 또한 당장 진료를 정상화하고 정부와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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