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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경제동반자’ 된 UAE, 신중동붐 점화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국빈 방문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했다. CEPA는 일종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아랍권 국가와 체결한 것은 처음이다. 양국 간 교역에서 관세가 철폐되면서 한국의 방산물자, 자동차 등 수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UAE와는 관계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최상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윤 대통령과 같은 시기인 2022년 5월 취임한 무함마드 대통령은 앞서 왕세자 신분으로 다섯 차례나 한국을 방문할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각별한 친분이 계기가 됐다.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UAE 최초 원자력 발전소(바라카 원전) 수주가 거의 프랑스로 낙점됐을 때 5일간의 시도 끝에 극적으로 통화에 성공해 한국 수주를 성사시켰다. 이후 한국은 UAE에 대테러 아크부대를 파병하는 등 원전건설로 시작된 협력관계가 경제·안보 전반으로 확대됐다. 무함마드 대통령이 빠듯한 일정에도 29일 이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마이 프랜드”라며 55분 간 환담을 나눈 것이 15년 지기인 두 사람의 우정의 깊이를 말해준다. 윤 대통령은 두 사람의 우정을 더 승화시켜 양국이 형제국이자 경제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모멘텀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마련한 것이다.

한·UAE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에너지, 경제·투자, 원자력, 국방 등 핵심 분야에서 19건의 MOU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이 작년 1월 UAE를 국빈 방문했을 때 무함마드 대통령이 한국에 약속한 300억달러(약 40조원) 투자 방침을 이날 재확인한 데 이어 추가 투자를 이끌어낸 것이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간 ‘LNG 운반선 건조의향서’를 체결하면서 한국 기업은 최소 6척(약 15억달러 규모)의 LNG 선박을 수주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9개 그룹 총수와도 만났다. UAE는 이재용 회장이 수차례 방문하며 공들였던 곳이다. 양국의 협력범위가 AI(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 분야로 넓어지면서 우리 기업들도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게 됐다.

미국과 중국 G2(주요 2국)으로 편중된 시장을 다변화하고 품목을 서비스 부문으로 넓히는 것이 한국 수출의 지상과제인 상황에서 UAE와의 무역협정은 커다란 변곡점이다. 마침 사우디 카타르 등 석유부국은 화석연료 이후 시대를 대비해 신산업·신경제 기반을 다지려 천문학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에 드리운 저성장의 먹구름을 신중동붐으로 걷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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