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관리비, 기숙사비, 이사비 등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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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소상공인 A씨는 지난해부터 임대료 등을 카드로 납부하고 있다. 과거에는 현금이 부족할 때 임대인에 양해를 구했지만, 임대료 대납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약간의 수수료만 지불하면 임대인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A씨는 “월세랑 전기세 부담이 커 카드 납부를 하기 시작했다”면서 “앱에 있는 카드로 결제하면 돼서 편리하고, 수수료는 있지만 시간을 벌 수 있어서 유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제 침체가 지속되며 가구의 현금유동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월세, 관리비 등을 카드로 결제 대행하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월세와 관리비 뿐만 아니라 보증금이나 이사비, 렌트비 등까지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이같은 서비스는 전기세 등 관리비 상승에 임대료 인상까지 떠안아야 하는 소상공인들이 특히 관심을 보인다. 1인 피부관리샵을 운영하는 B씨는 “업장이 회원 대상 정기권 위주로 운영되는데 월말에 내야 하는 카드값, 월세가 부족한 상황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면서 “주변에서 카드로 임대료 등을 납부하는 사례를 들어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현금으로 납부해야했던 기숙사비 또한 카드로 낼 수 있다. 기숙사비의 경우 아직도 현금 일시불 납부가 일반적이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교육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전국 대학 기숙사 473곳 중 카드납부가 가능한 기숙사는 82곳(17.3%)이었다. 현금 분할납부가 가능한 기숙사는 109곳(23%)이고 카드와 현금 분할결제가 모두 가능한 곳은 39곳(8.3%)에 그쳤다. 나머지는 현금 일시불 납부로 운영되고 있다.
직장인도 현금 부족 상황에 예외는 아니다.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차값이랑 보험료랑 고정지출이 있는데 경조사가 특히 많은 달에는 월세가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후불 느낌인 카드나 무이자할부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구당 월평균 실제 주거비(월세 등 가구가 주거를 위해 실제로 치른 비용)는 11만1300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8.6% 상승했다. 이같은 증가폭은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동시에 지난해 4분기 월세가구의 흑자율(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액)은 20.0%로 2019년 1분기(17.3%)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문제는 결제대행 수수료다. 서비스 자체는 편리하지만 많게는 10% 가까이 수수료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다만 수수료는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최근 임대 관리전문회사 디케이홈스가 내놓은 홈스페이의 경우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2%대 카드결제 대행 수수료를 책정했다. 최대 3개월까지 무이자 서비스와 각종 세금 공제도 제공한다.
홈스페이 관계자는 “여신 전문 금융업에 따라 ‘카드깡’ 같은 변칙 운영을 못 하게 해 위험성을 낮추고 임차인의 어려움을 고려해 마진을 최대한 줄였다”면서 “변칙적이고 불법적인 카드 사용을 차단하기 위해 임대사업자 확인 및 임대차계약서, 건축물관리대장 등 증빙서류를 철저히 확인할 수 있는 보안 시스템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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