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씩 오른 매매 거래도 잇따라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정부가 조만간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 규모와 기준을 발표하는 가운데, 노후 단지들의 준비 태세가 빨라지고 주변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1기 신도시에서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분당 양지마을, 일산 강촌1·2, 백마1·2단지 등 주요 통합 재건축 단지들은 최근 사전 동의율이 80%를 넘겼다. 양지마을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관계자는 “사전 동의율이 80%를 넘어섰다”며 “6월 중 선도지구 지정 신청 공고가 나면 그때부터는 정식 동의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단지는 사전 동의에서 전화번호만 적어 명부를 확보한 게 아니라, 신분증까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정식 동의 절차에서도 동의율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 선도지구 지정과 관련한 세부 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선정 규모는 신도시별 정비대상 물량(주택 재고)의 약 5~10% 수준으로, 가령 9만4000가구 규모의 분당은 최대 9400가구를 선도지구로 지정하게 될 전망이다. 선도지구 지정 시에는 재건축 동의율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한다. 통합 정비 규모 등 평가 항목도 예상된다.
이러다 보니 1기 신도시 내 노후 단지들은 ‘뭉쳐야 산다’는 생각으로 통합 재건축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분당에선 7~8개, 일산에선 10개 이상의 통합 재건축 단지가 꾸려진 것으로 파악된다. 윤석윤 강촌1·2, 백마1·2단지 통합재건축 추진준비위원장은 “지난해 고양시의 재건축 사전 컨설팅 공모에 참여한 개별 단지는 35개, 통합 단지 기준 15개였다”며 “올해 들어서도 새롭게 추진하는 단지도 나올 정도로 치열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각 단지들은 동의율 확보 외에 선도지구 신청 준비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분당구 정자동 한솔1·2·3 통합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지난 7일까지 도시계획 협력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다. 낙찰자는 향후 정부와 지자체가 발표하는 선도지구 지정 조건 등을 파악해 선도지구 신청을 위한 정비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또다른 1기 신도시 재건축 단지 관계자는 “우리 단지도 협력업체 선정을 위한 준비는 마쳤지만, 표준 지침이 나올 때까지 일단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열풍에 노후 단지들의 몸값도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분당구 수내동 양지2단지 청구 전용 197㎡는 최근 23억2000만원(23층)에 팔렸다. 이 아파트 같은 평형은 지난 2022년 4월 최고가 24억8000만원(23층)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1월 실거래 가격은 16억9000만원(7층)까지 떨어졌는데, 6억원 넘게 회복한 셈이다. 1992년 준공된 양지2단지 청구는 분당 시범단지(한신·한양·우성·현대) 다음으로 규모가 큰 양지마을(한양1·2단지, 금호1·3단지, 청구2단지) 통합 재건축에 속하는 아파트다.
서현동 효자촌 현대 전용 160㎡는 지난 3월 약 3년 반 만에 거래되며 15억원(8층)에 팔려 최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가는 2020년 11월 기록한 14억8500만원(8층)이었다. 서현동 시범 한양 전용 134㎡는 지난 3월 17억3000만원(13층)에 손바뀜됐다. 해당 평형은 올해 초 저층이 15억5000만원(1층)까지 가격이 떨어졌는데 2억원 가까이 가격이 다시 올랐다.
분당구 서현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통합 재건축으로 몸집을 불리려는 단지들이 지난달까지도 주민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단지별 설명회를 이어왔다”며 “특히 3월부터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며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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