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동 일원 둔촌현대1차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공급하는 후분양 아파트 ‘더샵 둔촌포레’. [네이버 거리뷰]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지난 3월 일반 분양으로 공급됐던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 둔촌포레’. 이른바 ‘미니 둔촌주공’으로 불리며 1순위 청약에서 93.06 대 1 경쟁률을 기록해 흥행에 성공했지만, 계약 포기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재분양에 나섰다. 시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분양가로 가격 매력이 크지 않은데다 잔금 납부 일정까지 촉박해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더샵 둔촌포레는 전체 일반분양(74가구)의 18.91%인 14가구가 미계약돼 오는 22일 14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 전용 84㎡A 14가구가 시장에 나왔으며 분양가는 ▷2층 12억9300만원 ▷3~4층 13억2220만원 ▷7층 13억3570만원 ▷8~10층 13억5180만원 ▷11~13층 12억6800만원이다. 비규제지역으로 청약 당첨 시 재당첨 제한은 없고 전매 제한 기간은 1년이다.

이 단지는 지난달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47가구 모집에 4374명이 몰리며 93.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용 84㎡B 15가구 모집에 2330명이 접수해 무려 155.33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작년 초 규제지역 해제 이후 강동구에서 분양한 아파트로는 역대 최대치(1순위 기준) 경쟁률이다. 특별공급 역시 27가구 모집에 583명이 몰려 21.59대 1의 준수한 경쟁률을 나타났다.

그러나 정당계약을 앞두고 포기하는 최초 청약 당첨자와 예비 당첨자(모집가구의 500%)가 속출하면서 전체 일반분양 물량 74가구의 18.91%에 이르는 14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다. 무순위 청약은 일반분양 당첨자 계약 이후에 계약 포기자나 청약 당첨 부적격자로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에 대해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는 것을 의미한다. 청약통장 보유나 무주택 여부 등 특별한 자격 제한 없이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계약 물량이 쏟아진 원인으로 고분양가를 지목한다. 이 단지는 강동구 대장주로 꼽히는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가구)과 인접하지만, 총 세대수가 572가구로 상대적으로 작아 ‘미니 둔촌주공’으로 불린다. 최근 둔촌주공 전용 84㎡ 입주권이 19억원 수준에서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5억원 이상 저렴하지만, 입지·가격 등 여러 측면에서 인근 신축단지보다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빠듯한 잔금 납부 일정도 미계약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 단지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일원 둔촌현대1차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공급하는 후분양 아파트다. 국내 리모델링 사업 최초로 일반분양분에 대해 별동 신축 물량으로 구성했다. 그러나 입주 일정이 오는 11월로, 불과 수개월 안에 계약부터 잔금까지 치러야 해 청약해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국내 리모델링 단지 최초로 별동을 신축해 일반분양 물량으로 공급했음에도 미계약 물량이 나온 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 분양가 때문으로 보인다”며 “일부 부적격자가 있었다고 해도 예비 당첨자마저 청약을 고사한 것은 분양 가격이 아쉽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입지가 좋은 편이어서 무순위 청약에서 완판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