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시장 진출 이후 성장세 가팔라
LG디스플레이로부터도 패널 납품받아
‘OLED TV 1위’ LG와 격차 좁히기 주력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선보이는 204년형 OLED TV. [삼성전자·LG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LG전자가 독주하다시피했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추격 속도를 빠르게 올리고 있다. 그동안 OLED TV 시장은 LG전자가 압도적인 점유율로 왕좌를 지켜왔다. 그러나 뒤늦게 출발한 삼성전자가 초대형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LG전자를 따라잡겠다고 공언했다. LG전자 천하였던 OLED 시장에서도 점차 ‘삼성 vs LG’ 대결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은 OLED TV가 아닌 LCD(액정표시장치) TV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로 TV 시장이 불황을 겪는 가운데 중국 TCL과 하이센스가 LCD TV 시장에서 막대한 저가 물량 공세로 추격해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2024년 삼성 OLED. [삼성전자 제공] |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돌파구 중 하나로 택한 것이 OLED TV다. OLED TV 시장은 그나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전체 TV 출하량이 전년보다 1.8%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OLED TV 출하량은 12.9%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OLED TV 상승세는 가파르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OLED 시장에 진출한 2022년 점유율은 6.1%(매출 기준)였다. 불과 1년 뒤인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22.7%로 크게 뛰었다. 1년 만에 일본 소니(16.9%)를 제치고 2위 자리를 꿰찼다.
반면 LG전자는 그동안 줄곧 시장점유율 50%를 넘기며 군림해왔으나 지난해 48%로 떨어졌다. 여전히 높은 수치이지만 삼성전자의 등장으로 경쟁자가 늘어나면서 조금씩 지분을 빼앗기고 있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기세를 몰아 초대형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OLED 시장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TV 사업을 총괄하는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13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가진 신제품 출시 기념행사에서 “77인치 이상 OLED (국내) 시장에선 경쟁사의 점유율을 넘어섰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용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경쟁사와) 소폭 차이가 있다”며 “올해 삼성 TV의 제품 라인업과 시리즈가 확대되는 만큼 점유율 격차를 줄여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내부적으로 체크할 때 77인치 이상 OLED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우리의 5분의 1 수준”이라며 “여전히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13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가진 신제품 출시 기념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양사의 신경전 속에 삼성전자는 초대형 OLED TV 시장에서의 성장 속도를 올리기 위해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LG디스플레이로부터도 OLED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 주로 50~70인치에 국한됐던 자사 OLED TV 라인업을 40~80인치로 확장하기 위해 라이벌 LG와의 전략적 동맹을 택했다.
지난 2022년 55인치와 65인치 OLED TV를 첫 출시한 삼성전자는 작년에 77·83인치를 선보였고, 이번 신제품에는 48인치까지 추가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42인치 OLED 패널도 공급받아 제품을 선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용석우 사장은 이날 “삼성전자가 강점을 지닌 플랫폼 기술을 통해 저희만의 화질과 음질을 완성하는 차원에서 부품처에 상관없이 (패널을 공급받아) 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선보인 2024년형 LG 올레드 에보(G4). [LG전자 제공] |
삼성전자가 OLED TV 제품군에도 힘을 실으면서 양사 경쟁은 본격 치열해질 전망이다. LG전자도 같은 날 OLED TV ‘LG 올레드 에보’(G4·C4) 신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무선 올레드 TV(M4)의 경우 기존 라인업에 65인치도 추가해 출시할 예정이며 세계 최초 무선 투명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의 연내 출시도 예고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TV 시장 자체가 침체된 데다 코로나19 당시 대거 TV를 교체하면서 당장의 교체 수요도 많이 낮아진 상황”이라며 “양사의 주력 제품군이 그동안 달랐지만 비슷한 시기 AI 성능을 앞세운 OLED TV를 내놓은 만큼 앞으로 신규 소비자 공략을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