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발전으로 생산 비용 경감
잉여전력 수익 창출 발판으로
농심 인천복합물류센터 태양광 모듈. [농심 제공]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전기요금 고공행진에 식품 기업들이 자가발전에 나섰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꾀하는 전략이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이달 26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가하는 안을 결의할 예정이다.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제품 제조에 사용하고, 잉여분을 판매하려는 취지다. 오뚜기 관계자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비용을 절감하고, 잉여 전력을 외부에 판매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고자 태양광 발전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식품기업이 태양광 발전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CJ제일제당은 2022년 인천공장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준공해 가동 중이다. 농심, 롯데칠성음료, 해태제과, 동원 등도 유휴부지나 물류센터, 공장 지붕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향후 지속적으로 태양광 발전 설비 확대를 통해 기존 화석연료 기반 사업장 구매전기 사용량 일부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가 자가발전을 선택하는 이유는 전기요금 인상과 무관하지 않다. 기업이 사용하는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1킬로와트시(kWh)당 3.9원 오른 153.7원까지 오르며 4년 만에 주택용(149.8원)을 넘어섰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율은 45.7%다.
일부 기업은 전기요금 인상을 수익 창출 발판으로 삼았다. 생산 비용이 저렴한 태양광을 활용해 전력 판매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상홀딩스는 태양광개발 기업인 내추럴태양광 지분 33%를 보유 중이다.
하림은 농장 시설물 유휴 공간을 활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계열사 팜스코바이오인티를 시작으로 태양광 사업에 진출했다. 하림이 가동 중인 이천 태양광발전소에서는 연간 약 13억원 수준의 매출이 나오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식품업계가 태양광을 활용해 생산비용을 아껴도 제품 가격 인하까지 연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인건비, 재료비 등 다른 변수들이 여전히 고물가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이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그 비중이 아직 높지 않다”면서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원가를 (가격에 영향을 줄 정도로) 낮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mp125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