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회복세…1분기도 긍정적
삼성 36%, SK 21%로 점유율 1·2위
낸드 정상화…삼성 메모리 흑자 청신호
삼성전자 8세대 V낸드(아래)와 SK하이닉스의 321단 4D 낸드 샘플. [김현일 기자/SK하이닉스 제공]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작년 한 해 반도체 시장의 극심한 부진을 야기했던 낸드플래시 시장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올해 전망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낸드 부문에서 적자 폭을 줄여 1분기 메모리 사업 흑자 전환을 전망하고 있다.
9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매출은 직전 3분기보다 24.5% 증가한 114억8580만달러를 기록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는 전통적인 비수기지만 공급망 재고 수준의 개선과 공급 부족을 피하려는 고객들의 주문 확대에 힘입어 낸드 매출이 20% 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낸드 시장은 지난해 수요 부진과 넘쳐나는 재고물량으로 인해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작년 한 해 낸드 부문에서 기록한 영업적자 규모만 각각 11조원, 8조원에 달한다.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이 3파전을 벌이고 있지만 낸드는 일본 키옥시아, 미국 웨스턴디지털 등까지 참전해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공급량도 많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강도 높은 감산에도 낸드는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황 회복이 더디게 진행돼 골칫덩이가 됐다.
[트렌드포스 자료] |
그러나 D램의 뒤를 이어 올해 낸드도 업황 회복이 가시화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위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낸드 매출은 42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4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도 31.4%에서 36.6%로 크게 상승했다.
SK하이닉스와 자회사 솔리다임의 작년 4분기 매출은 24억840만달러로 집계돼 전 분기보다 33.1% 늘었다. 시장 점유율은 20.2%에서 21.6%로 소폭 뛰어 2위를 지켰다.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4분기 서버와 노트북, 스마트폰의 급격한 수요 증가가 매출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들과 경쟁하는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도 매출이 소폭 늘었지만 점유율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3위 웨스턴디지털은 16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점유율은 16.9%에서 14.5%로 내려앉았다. 4위 키옥시아도 14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점유율은 14.5%에서 12.6%로 축소됐다.
5위 마이크론은 매출 11억3700만달러로, 5개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점유율도 12.5%에서 9.9%로 줄어들었다.
올해 극심한 부진을 겪은 낸드플래시 시장이 내년에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SK하이닉스의 321단 4D 낸드 샘플. [SK하이닉스 제공] |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메모리 흑자 전환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작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도 “고부가가치 낸드 제품인 서버용 데이터저장장치(SSD) 제품 중심으로 주문이 쌓이고 있다”며 “상반기 중 재고 정상화가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차세대 고부가가치 낸드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오해순 부사장도 최근 사내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낸드 차례”라며 낸드 사업의 반등을 예상했다. 오 부사장은 “적층 한계를 극복할 요소 기술을 확보하고, 동시에 차세대 고부가가치 제품을 적기에 개발하는 것이 2024년의 중요한 미션”이라고 강조했다.
D램의 경우 회로의 선폭을 줄여 작게 만드는 미세화 경쟁이 한창이라면 보조기억장치로 사용되는 낸드는 용량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중요 과제로 꼽힌다. 스마트폰의 저장용량을 256GB, 512GB, 1TB 등으로 나누는 기준도 낸드플래시 용량이다. 업계에서는 셀을 수직으로 높이 쌓아 최대한 저장용량을 늘리는 3차원(D) 낸드 적층경쟁이 한창이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