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정희가 출연한 SBS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한 장면 [사진제공 =삼화네트웍스, UAA] |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창업자)이 여배우와 얽힌 의혹으로 사법 리스크에 휘말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결국 칼을 댔다.
19일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김성수, 이진수 공동대표를 모두 경질하고, 새로운 대표를 선임하는 인적 쇄신을 발표했다. 사법 리스크에 휘말린 것이 주 이유로 꼽힌다.
김성수 대표와 이준호 투자전략부문장은 배우 윤정희(42)가 투자한 제작사를 비싼 가격을 주고 샀다는 의혹에 받고 있다. 이준호 투자전략부문장이 윤정희 남편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의혹이 불거지자,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준호 부문장의 거취와 관련해서도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0년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200억원에 사들였는데, 자본금 1억원에 수년째 영업 적자를 보던 회사를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하고 증자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바람픽쳐스는 설립 다음 해인 2018년부터 영업손실을 봤고, 카카오가 인수하던 2020년엔 22억원 규모의 손실이 있었다.
검찰은 인수 당시 카카오엔터 영업사업본부장이던 이준호 부문장이 아내인 배우 윤정희씨가 투자한 바람픽쳐스에 시세 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김성수 대표와 공모한 것으로 의심한다.
이에 이준호 부문장 뿐아니라 김성수 대표까지 혐의를 적용했다. 윤정희는 참고인 신분이지만, 수사 진행에 따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카카오의 쇄신을 위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카카오 제공] |
결국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김성수 대표 뿐아니라 이진수 공동대표까지 모두 경질하는 칼을 댔다. 카카오 공동체에 드리워진 악재를 빨리 해소하기 위해서는 리더 교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사법적인 문제를 떠나, 카카오 내부에선 큰 논란이 일었던 카카오페이 먹튀 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당시 상장하자마자 스톡옵션을 고가에 팔아, 경영진만 큰 이득을 봐 사회적으로 논란까지 일었다.
이미 이준호 투자전략부문장은 SM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자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SM 주가를 끌어올리는 등 시세 조종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한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권기수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장윤중 글로벌전략책임자(GSO)를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권기수·장윤중 공동대표 내정자는 “새로운 변화를 앞두고 리더십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사회적 기대와 눈높이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par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