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우리나라 대표 문화유산인 경복궁 담장이 스프레이 낙서로 범벅됐다. 새벽 시간에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낙서 테러’ 사건이다.
이에 문화재청은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과학센터, 국립고궁박물관의 문화유산 보존처리 전문가와 함께 이날 오후 복구를 위한 합동 현지조사를 진행한다. 현재는 문화재청의 궁능 직영보수단에서 훼손된 담장에 대해 임시 가림막을 설치한 상태다.
16일 종로경찰서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50분경 신원미상의 행인이 스프레이 낙서로 경복궁 담장을 훼손했다. 낙서로 인한 훼손 범위는 영추문 좌·우측 담장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담장으로, 가로 길이만 44m가 넘는다.
훼손 모습. [문화재청 제공] |
훼손 모습. [문화재청 제공] |
실제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담장에 빨간색, 파란색 스프레이로 낙서가 돼 있었다. ‘영화공짜’ 문구를 비롯해 ‘○○○티비’, ‘△△’ 등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가리키는 단어들이 적혔다. ‘△△’는 도미니카 공화국에 서버를 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이트는 도메인을 바꿔가며 운영하다가 27차례나 단속에 걸려 차단된 곳이기도 하다.
문화재청은 종로경찰서와 긴밀하게 공조해 인근 CCTV 등을 토대로 낙서를 한 용의자를 쫓고 있다.
이와 함께 문화재청은 훼손된 담장에 대해 ‘문화재보호법’을 적용할 방침이다.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은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이다. 영추문 좌·우측 등 담장 전 영역도 사적 지정 범위에 포함돼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낙서로 훼손된 담장에 대해서는 보존처리약품 등을 통한 세척 등 전문 조치를 통해 최대한 신속하게 복구할 예정”이라며 “향후 경복궁 담장의 철저한 보존·관리 강화를 위해 CCTV를 확대 설치하는 등 문화유산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상태. [문화재청 제공] |
현재 상태. [문화재청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