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딘스키·야요이 작품도 눈길
이우환, 점으로부터(From Point), 1977. [크리스티 코리아 제공]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20세기 한국 미술사를 대표하는 추상화가 이우환의 1977년작 ‘점으로부터(From Point)’가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 출품된다. 단색조 회화를 그리는 1세대 작가인 정상화의 1985년작 ‘무제 85-12-A’도 나란히 경매에 나온다.
세계 최대 경매사 크리스티가 28~29일 홍콩에서 여는 올해 마지막 경매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올해 경기 불황으로 미술 경매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이번 경매에서도 한국 미술품이 최고가 낙찰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기 때문이다. 이번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는 한국 작품이 총 7점 출품된다.
정상화, 무제 85-12-A, 1985. [크리스티 코리아 제공] |
크리스티 홍콩은 한 해에 두 번(5월·11월) 경매를 연다. 올해 5월 경매까지 해마다 낙찰 총액이 2000억원을 넘겼다. 크리스티 홍콩이 일반 경매에 앞서 고가품 위주로 진행하는 올해 5월 20/21세기 이브닝 경매는 낙찰률이 100%에 달했다. 당시 경매에서 이우환의 ‘대화(Dialog)’가 경합 끝에 19억원에 판매돼 경매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열리는 20/21세기 이브닝 경매에 출품된 이우환의 ‘점으로부터’ 낙찰가는 약 8억4000만원에서 13억4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정상화의 ‘무제 85-12-A’ 낙찰가는 약 2억원에서 3억원 사이로 추정된다.
바실리아 칸딘스키, 짙은 빨강(Dumpfes Rot), 1927. [크리스티 코리아 제공] |
20/21세기 이브닝 경매에는 ‘추상미술의 아버지’인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품도 아시아 경매에서 처음으로 출품된다. 이번 경매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칸딘스키의 작품은 바로 1927년작 ‘짙은 빨강(Dumfes Rot)’. 낙찰 추정가만 약 30억~47억원이다.
야요이 쿠사마의 대작으로 꼽히는 ‘꽃(A Flower)’, ‘호박(PUMPKIN)’, ‘여자(WOMAN)’, ‘인피니티 네트(INFINITY-NETS)’ 등 4점도 출품된다. 특히 ‘꽃’은 낙찰 추정가가 108억~142억원으로 100억원대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어 ‘호박’은 63억~92억원, ‘여자’는 33억~5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피니티 네트’ 역시 17억~30억원의 고가에 낙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는 29일 열리는 20세기 데이 경매에서는 김창열, 박서보, 이우환, 이성자 등 한국 작품이 총 5점 출품된다. 지난 달 별세한 한국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의 2006년작 회색 ‘묘법’의 낙찰가는 약 3억3000만원에서 6억7000만원으로 추정된다.
크리스티안 알부 크리스티 20/21세기 미술 공동대표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 부회장은 “이번 경매의 핵심은 세심한 큐레이션”이라며 “이번 작품들이 전 세대 컬렉터와 문화 애호가에게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뜨겁게 달아올랐던 미술 경매시장은 올해들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한국미술품 감정연구센터가 발표한 ‘2023년 3분기 미술시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진행된 소더비·필립스의 홍콩 경매 판매 총액은 약 1779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45% 감소한 수치다. 올봄에 연 경매와 비교하면 28.11% 급감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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