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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미술계의 거목”…거장 박서보 떠나는 길에 추모 행렬
'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이 14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박 화백은 올해 2월 SNS를 통해 폐암 3기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린 바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박 화백의 빈소.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박서보(본명 박재홍) 화백이 지난 14일 별세, 4일장을 지내고 있는 빈소와 온라인 공간으로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엔 미술계 인사들의 조문이 끊이지 않았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이날 오후 4시경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기도한 후 유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고인은 올초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폐암 3기 진단 사실을 밝히며 담담히 자신의 현재를 받아들였다. “단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며 예술의 끈을 놓지 않은 그는 지난 9월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에 얼굴을 비추기도 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단색화' 거장 고(故) 박서보 화백의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연합]

박 화백의 별세 소식에 미술계에서도 추모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박서보 화백을 중심으로 한 단색화를 해외 미술계에 알리는 데 앞장선 국제갤러리의 이현숙 회장은 “고인은 단색화의 거장이자 한국 미술계의 거목이었다. 그가 온 생애를 바쳐 치열하게 이룬 화업은 한국 미술사에서 영원히 가치 있게 빛날 것”이라고 애도했다.

1992년 박 화백의 전시를 처음 연 이래 14번에 걸쳐 가장 많은 개인전을 진행한 부산의 조현화랑은 SNS를 통해 “예술가이자 교육자로서 많은 후배에게 길을 열어주고자 했던 작가”라며 “외롭고 고단했던 시간과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고자 했던 투쟁의 역사를 잊지 않겠다”고 추모했다.

하종현 화백은 SNS에 고인과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공유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오랜 동료로서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슬픔이 크실 고인의 가족분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적었다.

고인의 빈소엔 근조화환도 곳곳에 자리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이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유재석, 김희선, 오은영 등 문화계 인사들의 조화도 눈에 띄었다.

박 화백의 추모식은 16일 진행된다. 주태석 작가가 진행을 맡고, 배순훈 박서보장학재단 이사장, 서승원 작가, 타바타 유키히토 도쿄화랑+BTAP 대표, 기혜경 홍익대 교수가 추모사를 통해 고인을 애도한다. 발인은 17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 성남시 분당 메모리얼 파크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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