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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 지팡이 짚고 영장심사 출석…구속여부 오늘밤 결판 [이런정치]
26일 서울중앙지법 출석…변호인만 대동
입장표명 없이 입장, 지팡이 짚고 ‘휘청’도
재판부 ‘증거인멸 우려’ 최대 쟁점될 듯
결과 이르면 이날 밤…결과따라 ‘대혼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대표는 지난 21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후 단식 24일차에 단식을 중단하고 입원 중인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변호인과 논의해 영장심사에 대비해 왔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 발부 여부는 26일 밤이나 27일 새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이세진·양근혁 기자] 이 대표가 26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현직 제1야당 대표가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로 구속 기로에 서는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다. 구속 여부에 따라 민주당은 물론 정치권 전체로까지 큰 파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9시50분께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당 의원들의 동행 없이 변호인만 대동한 이 대표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된 소감과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한 입장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장 법원으로 들어갔다.

이 대표는 승용차에서 내려 한 손에 지팡이를 짚고 한 손에 직접 우산을 들고 걸었다. 24일 간의 단식을 마치고 회복치료 중인 이 대표는 우산이 무거운 듯 살짝 휘청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8시30분께 입원해 있던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나섰다. 그는 옅은 미소를 띤 채 이곳을 찾은 민주당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이 대표는 현장에 나온 지지자들의 “대표님 힘내십시오”라는 말에 손인사를 하고 승용차에 올라탔다. 병원 입구에서는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서은숙 최고위원과 조정식 사무총장,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김영진 당대표 비서실장,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박홍근 의원 등이 이 대표를 배웅했다.

검찰은 지난 18일 이 대표를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과 관련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어 국회가 21일 본회의를 열고 체포동의안 표결을 통과시키면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됐다.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선 이날 법원의 판단에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 혐의에 위증교사죄가 포함된 데다, 휘하에 거느렸던 공무원들에 대해 광범위한 진술 회유 시도가 이뤄졌다며 ‘사법방해’ 문제를 적극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이 대표 측은 검찰이 관련자들에게 진술을 압박·회유하는 등 위법한 수사를 했다고 역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상섭 기자

민주당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발부 또는 기각’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지든 내년 총선까지 극심한 내홍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우선 이 대표가 영장 기각으로 사법리스크를 일부라도 해소한다면 리더십 회복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동시에,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도한 비명(비이재명)계 반격과 ‘색출’ 등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체포동의안 가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비명계 원내지도부를 친명(친이재명)계가 빠르게 대체하면서, 당과 원내지도부 모두 ‘친명 체제’가 공고해졌다. 당 주류의 비명계 압박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른바 ‘공천 학살’을 우려한 비명계 반발도 예상된다.

제1야당 대표 구속이라는 미증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되면 민주당은 물론 정치권 전체가 격랑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으로부터 18개월여 만,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지 13개월여 만에 이 대표 정치생명이 최대 위기를 맞는 한편, 민주당은 당대표 부재 상황과 그의 유죄 판결 가능성이 높아진 데 대한 부담이 극심해질 전망이다.

내년 총선을 앞둔 민주당 리더십도 블랙홀에 빠진다. 비명계 등은 ‘당 지도부 책임론’을 주장하며 이 대표를 포함한 총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연말이 지나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놓고 당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구속되더라도 당 대표직을 꼭 내려놔야 하는 건 아닌 만큼 이 대표의 ‘옥중 정치’ 가능성도 거론된다.

jinlee@heraldcorp.com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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