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이 사망 전 마지막 비디오에서 “아프리카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SNS 영상 갈무리] |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의문의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한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사망 전 마지막으로 남긴 비디오가 공개됐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그너그룹과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은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프리고진의 모습을 공개했다.
30초가 채 되지 않는 짧은 영상에서 프리고진은 “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지금은 2023년 8월 하순의 주말이고 난 아프리카에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
로이터는 프리고진의 언급한 날짜와 영상 속 옷차림, 착용한 시계 등을 토대로 해당 영상이 8월 19일이나 20일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불과 3~4일 뒤인 23일 전용기 추락으로 사망했다.
특히 그는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프리고진은 “나를 없애버리는 것과 나의 사생활, 내가 얼마나 버는지 등 나에 대해 뭐든 떠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라며 “난 모든 게 괜찮다”라고 손 인사를 곁들이며 말했다.
로이터는 “영상 속 그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영국BBC 역시 “추락 사고로 사망하기 며칠 전 촬영한 영상에서 자신의 안전에 대한 위협을 암시했다”고 보도했다.
프리고진은 바그너 그룹을 이끌고 아프리카 분쟁 지역에 깊숙이 관여하며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대한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지난 6월 군 지휘부와 마찰로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벨라루스로 쫓겨났다.
이후 지난 23일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했으며 29일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포로호프스코예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앞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프리고진이 암살 위협을 느끼고 전용기에 다양한 방어 장비를 설치하고 추적을 따돌리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사고와 관련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러시아 정부는 사고 현장 보존에 관한 국제 안전 규정을 무시하고 추락 현장을 불도저로 밀어버렸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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