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마취제 자일라진이 포함된 합성 마약을 사용한 한 중독자의 다리. 주사 부위 피부가 썩고 있다.[마이런던 캡쳐]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영국 런던이 ‘좀비 마약’을 투여한 중독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더 썬’에 따르면 런던 동부 지역 사회복지사들은 최근 합성 마약을 주사한 중독자들이 팔다리가 썩어 문드러져 병원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사회복지사 압디 하산은 “살을 먹는 질병은 자일라진 사용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일라진은 말이나 소 등 동물을 마취하는 데 사용되는 의약품이지만 일부 마약 중독자들 사이에서 펜타닐과 섞어 초강력 마약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혼합물은 뇌의 산소를 고갈시키고 사람의 호흡을 늦추며 심박수를 당장 늦추는 증상을 보인다. 2021년 미국에서는 이 합성마약을 사용해 사망한 사람의 수가 10만7000명으로 추산된다. 죽지 않는다 해도 주사 부위 피부가 썩기에 절단을 해야만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다.
합성마약이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2022년 4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양귀비 재배를 금지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헤로인 거래가 틀어막히자 시장 공백을 합성 마약이 차지한 것이다.
영국에선 지난해 5월 자일라진이 들어간 합성마약을 사용한 중독자가 사망하면서 사안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43세의 칼 워버튼이 솔리헐에 있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는데, 담당 의사는 자일라진이 사망 원인 중 하나라고 기재했다.
당시 캐롤라인 코프랜드 마약 전문가는 더 타임스에 “이 사건은 점점 커지는 자일라진 문제의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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