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와이카토 지역에서 사육되던 한 숫양이 뿔이 안으로 굽어 자라는 동안 제대로 된 치료와 처치를 받지 못해 결국 뿔이 눈구멍을 뚫고 나왔다. [SPCA 제공]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뉴질랜드의 한 농가에서 양의 뿔이 안으로 뒤틀리며 자라는 바람에 얼굴을 뚫는 큰 부상으로 이어졌다고 뉴질랜드 매체들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들은 뉴질랜드 수도 남쪽 와이카토 지역에 있는 한 농가에서 숫양의 뿔이 안으로 뒤틀리며 자라 끝이 얼굴을 뚫어버렸다며 이런 상태가 될 때까지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주인이 재판에 넘겨져 사회봉사 명령과 벌금 등에 처해졌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동물학대방지협회(SPCA)는 지난해 2월 신고를 받고 조사원들이 와이카토 지역의 한 농가를 찾아가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SPCA 대변인은 양의 뿔이 이상하게 자라면서 눈 위쪽을 파고들었다며 특히 한쪽은 눈구멍을 뚫고 나올 정도로 끔찍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력이 손상된 양이 방향 감각도 없이 계속 머리를 흔들어댔고 상처 주변에는 파리들이 들끓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SPCA는 즉시 수의사를 농가로 불러 고통을 빨리 끝낼 수 있도록 양을 안락사시켰다.

로빈 키들 SPCA 임시회장은 상처가 오랜 시간에 걸쳐 엄청난 고통을 가져왔을 것이기 때문에 주인이 빨리 조처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는 동물을 방치한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주인은 지난주 열린 재판에서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은 점을 인정하고 100시간 사회봉사명령과 함께 가축 소유 자격 박탈, 443뉴질랜드달러(약 36만원)의 벌금 등을 선고받았다.

그는 자신이 양의 주인이긴 하지만, 다른 곳에 가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뿔이 안쪽으로 파고들고 있다는 사실은 몰랐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아내는 2021년부터 그 양이 뿔 때문에 상처가 났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안락사시키거나 뿔을 잘라주는 문제와 관련해 전화로 수의사들에게 문의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근 두 군데 동물병원은 그런 전화를 받은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아내는 양의 뿔을 잘라줘 본 적도 없고, 양이 자신을 공격할까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SPCA는 “양이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들이 있었는데도 이를 무시한 것은 어떤 변명도 있을 수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