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 메시지 집중 효과, 당 내홍 주목도↓ 포석
이재명 대표, 박광온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팻말을 들고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전국 장외투쟁 수위를 끌어올렸다. 국민 대다수가 오염수 방류에 반대한다는 여론을 등에 업고, 이를 강력한 대(對) 정부·여당 투쟁 고리로 삼아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장외투쟁이 외부를 향하는 규탄 메시지인 동시에 일종의 당내 '결집 효과'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이 이날 서울 시청역 앞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범국민대회'를 열고 총공세를 퍼붓었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집회에는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조정식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참여한 인원을 10만 명으로 추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연단에 올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국민들을, 괴담을 유포한다며 수사한다고 협박하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윤석열 정부를 맹비판했다. 그는 "일본이 우리의 바다를 오염시키려고 하면 당당하게 '(방류)하지 마라, 안전성 검증 같이하자'고 말해야 주권국 아니겠느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대통령이라면 먼저 앞장서서 나라의 주권을 든든히 지키고 이웃 나라가 침탈하면 국민이 피곤하지 않도록 대신 싸우겠다고 해야 한다"며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쓸데없는 괴담 소리 하지 말고 대한민국 주권을 지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을 시작으로 7월 한 달간을 '오염수 반대' 집중 공세 기간으로 잡고 전국적 장외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부산과 인천에서 규탄대회를 연 데 이어 1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이후 충청과 호남, 제주 등에서 장외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를 투쟁 전면에 내세운 것은 압도적인 반대 여론을 배경에 두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등에서 국민의 85% 가량이 일본의 오염수 해양 투기를 반대하고 있고, 이에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정당성도 더해지는 모양새다.
다만 내부적으로 오염수와 관련된 민주당 공세가 정당 지지도로 연결되지 않는 것은 고민거리다. 한국갤럽이 최근 6월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4009명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도는 34%,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33%였다. 월별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 구도는 4월 32%대 34%, 5월 34%대 32%로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으로 정체돼 있다.
한편으로는 당의 메시지 집중 효과를 주목하기도 한다.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본지에 "오염수 투쟁이 지지율과 직결되지 않는다고 본다. 다만 국민 관심도가 높고 당에 대한 호응도가 높은 이슈이기에 이를 끌고 가려는 것"이라면서 "오염수 투쟁 목소리가 커지면 상대적으로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한 이야기에 주목도가 떨어지지 않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괴담을 퍼뜨리며 국민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하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회의에서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압도적 다수의 초거대 야당이 입법폭주도 모자라 교통지역에 민폐를 끼치고 어민을 볼모로 한 거리 정치와 선동에 올인하는 행태"라고 지적하며 멈출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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