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주가가 올 들어 50% 가까이 오르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자동차 전장 사업의 성장과 로봇, AI 등 B2B 사업 강화 등이 이유로 지목된다.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1년 가량 주가 부진에 시달리던 LG전자가 심상치 않다. 올해만 수익률이 50% 가까이 오르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효자 사업으로 급부상 중인 전장사업과 B2B 매출이 실적을 끌고,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신성장동력이 미는 모양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LG전자의 VS(전장)사업부 연매출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 2조 386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LG전자 매출 중 11.7%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하반기에는 분기 매출이 3조원대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연 매출 10조원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수주잔고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 2021년 말 60조원이던 VS사업부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80조원 수준까지 늘었다. 올해 말에는 100조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수주 뒤 2년의 연구 개발을 거쳐 매출로 인식되기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2022년 이후 수주잔고 급증으로 2024년부터 매출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TV 사업만큼 전장 사업이 LG전자 내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 김지헌 기자 |
16일 LG전자 주가는 12만4500원으로, 올 초(1월 2일) 주가 8만6400원 대비 44% 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 29.3%와 비교해 훨씬 높은 수치다.
전장 사업의 긍정적 전망과 함께 로봇을 포함한 B2B 사업 매출 증대도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기여, LG전자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LG전자는 올 1월 ‘구미 퓨처파크’에서 첫 ‘LG 클로이 로봇’을 생산했는데, 최근 누적 물량이 1000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약 5개월 동안 월평균 200대 생산량을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국내 서빙 로봇 시장은 1만1000대 가량으로 추정된다. 단순 계산하면 이중 20% 가량을 LG 로봇이 차지하는 셈이다.
LG전자는 경기 불안정성으로 인한 위기 대응 방안으로 B2B 사업 강화를 꼽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LG전자 전체 매출에서 B2B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20년(16%)과 비교해 2배 가량 높은 수치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LG의 초거대 멀티모달 AI EXAONE(엑사원) 두뇌를 가진 '틸다'를 소개하는 모습[LG 제공] |
LG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AI 서비스 관련 사업 성과도 LG전자에게 호재가 될 전망이다.
LG 산하 LG AI 연구소는 내달 자사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의 성능을 고도화한 전문가용 AI를 공개할 예정이다. 엑사원은 이미 LG전자를 포함한 각 계열사 사업에 접목돼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전문가용 엑사원은 LG그룹뿐 아니라 IT·금융·의료·제조·통신 등 다양 산업 현장에서의 적용되는 것이 핵심이다. 엑사원 개발의 주역은 LG전자와 LGCNS 연구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 전장에 이어 또 다른 LG의 미래먹거리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도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신호를 주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은 LG전자 보통주 10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15일 공시했다. 매입 규모는 1억 2350만 원으로 보유 주식수는 5373주가 됐다. 앞서 조 사장은 지난 3월에도 2억 2720만 원 규모의 2000주를 장내 매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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