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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남미 대륙이 남-북으로 나뉘어 극단적인 기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북부에서는 기록적인 폭우가, 남부에선 수도꼭지에서 소금물이 나올 정도의 물 부족 사태가 진행중이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인 3∼4일 에콰도르에서는 북부 에스메랄다스를 중심으로 12시간 가까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6개의 강이 한꺼번에 범람했다.
집채처럼 불어난 물은 주택가를 그대로 휩쓸었고, 이로 인해 6일 현재 1만418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부상자는 6명으로 집계됐다. 산사태, 건물 붕괴, 도로 침식, 정전, 단수 피해도 보고됐다. 수백 대의 차량과 오토바이는 침수됐다.
반쯤 잠긴 주택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주민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군 장병과 경찰관들이 헬기, 로프, 보트, 중장비 등을 동원하는 아찔한 상황도 여러 곳에서 관찰됐다고 에콰도르 현지 일간지 엘우니베르살은 보도했다.
강우량은 46∼56㎜로 많지 않아 보이지만, 짧은 시간에 한꺼번에 쏟아진 탓에 피해가 큰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90㎜ 가까운 비가 오기도 했다.
에콰도르 기상당국은 “3일 오전 7시부터 4일 오전 7시까지 에스메랄다스에서 기록된 강우량은 이 지역 한 달 평균치(43㎜)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기습 폭우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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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대륙 남쪽의 우루과이에서는 반대로 비 한 방울이 아쉬운 날이 수주째 이어지고 있다.
‘7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이라는 평가 속에 수도 몬테비데오에서는 저수율 부족으로 염분 높은 물을 담수와 섞어 수돗물로 공급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앞으로 며칠간 비가 오지 않으면 2∼3주 안에, 수도권 물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우루과이 수도공사는 “23일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그 이후엔 공급량에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신규 저수지 조기 건설, 복합화력발전소 담수화 기기를 활용한 염분 제거 방안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단비’만이 궁극적인 해결책이라는 시각을 견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스페인어권 매체 엘파이스는 꼬집었다.
일부 시민은 '미리 준비하지 못한 정부 실정'에 반발하며 시위를 벌이는 등 사회 혼란 조짐마저 감지되고 있다.
우루과이 기상당국은 “내일(7일) 비 예보가 있다”며 이 비가 해갈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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