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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민생특위 첫 과제는 ‘대국민 물 보내기 운동’…호남 민심 노리나[이런정치]
조수진 “이번주 내로 캠페인 결과 내고 다음주에 현장 찾을 것”
내일부터 3일 간 전국 ‘비’ 예보인데…“비 조금 온다고 해결 안 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119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지도부’의 첫 특별위원회인 ‘민생119’가 3일 공식 출범했다. 민생119는 이날 회의에서 제1호 과제로 ‘대국민 물 보내기 운동’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오랜 가뭄으로 물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광주, 전남 지역에 물 보내기 캠페인을 진행하겠다는 취지인데, 이를 두고 호남 민심을 공략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위 위원장인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민생119의 첫 과제는 마실 물을 애타게 찾는 지역에 ‘대국민 물 보내기 캠페인’”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첫 회의를 가진 뒤 편의점 도시락으로 오찬을 진행했다. 물가상승에 따른 국민 부담 완화 방안 등을 추가로 논의했다고 회의 참석자는 전했다.

조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께서 지난주 금요일 순천만국가정원 박람회 개막식에 앞서 광주, 전남 지역 주암댐을 둘러보시며 쩍쩍 갈라진 흙바닥을 보셨다”며 “지금 마실 물이 고갈될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속속 나오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에 특위에선 섬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마실 물을 애타게 찾는 분들을 위한 ‘생수 구매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며 “해당 지자체, 행정안전부, 당 사무처가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민생119는 이번주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캠페인을 추진하는 한편, 이르면 다음주께 현장을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대국민 물 보내기 캠페인’은 호남 지역 위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조 위원장은 오찬 이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광주시도 현상황이 지속될 경우, 시내 물 사용을 강제 제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업용수 조달에 비상이 걸린 여수 등은 순차적 셧다운에 들어갔고, 나주·담양·광주 등 전남 4대호 저수지(수위)는 30%대에 불과해 농업용수 고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앞서 민생119 첫 과제로는 서민금융부담 완화 정책, 주69시간제, 전기 가스요금 관련 이슈가 거론됐다.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사안일 뿐 아니라 당정이 여러 차례 당정협의회를 거쳤기 때문에, 민생119도 지원사격에 나서지 않겠냐는 이유에서였다. 김 대표도 폐과 선언이 속출하는 소아청소년과 의료 현장과 저렴한 데이터요금제 마련을 위한 통신 업계 현장을 방문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전북 전주시 서부시장에서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한 김경민 후보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연합]

예상과 다르게 민생119가 농어촌 민생 현안을 다루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선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김기현 지도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 민심을 끌어안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여권에 따르면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도 의원 전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조 위원장은 ‘대국민 물 보내기 캠페인’을 첫 과제로 꼽은 이유를 묻자 “정책위와 공조, 당정협의도 중요하지만 쉽게 국민께 다가갈 수 있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고 했다. 조 위원장은 “이번주에 어떻게든 성과를 내고 다음주에 현장에 가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과 차별되면서도 체감이 확실한 과제를 선정한 것 같다”며 “민주당이 양곡관리법을 가지고 공세하는 와중에 국민의힘 내에서도 농민을 겨냥한 민생 행보를 보이려는 것 아니겠냐”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주 내로 캠페인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생119는 ‘식용’인 페트병 생수를 보낼지 농업용 공수를 보낼지, SNS를 활용할지 등 구체적 방법은 추후논의하기로 했다. 특히 기상청이 오는 4일 오후 제주를 시작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해 밤 중부지방과 호남까지 비가 확대되고 5일부터 6일 오전까지 전국에 비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이번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민생특위 위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물부족은 호남 지역이 가장 심각하긴 하지만, 다른 지역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며 “비가 조금 온다고 해서 물 부족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섬 지방은 현재 제한급수를 하다가 단수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한다”고 했다. 위원은 “이번 캠페인을 시작으로 앞으로 다른 활동도 기획 중”이라며 “국민들이 체감하기 좋은 이슈를 찾고 현장에 방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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