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안보부에 의한 추방 가능성도 시사
바이든 대통령, 룰라 지지 표명
美 민주당 내에서도 추방 목소리 높아져
보우소나루, 복통으로 플로리다서 입원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AFP]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브라질판 의회 공격 사건의 배후로 의심되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에서 추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통화하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9일(이하 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신병 인도 계획에 대해 “아직 브라질 측의 공식적인 요청이 없었다”면서도 “(요청이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개별 비자의 사례에 대해 세부 사항을 밝히지 않는 관례에 따라 보우소나루의 비자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
[워싱턴포스트] |
앞서 지난 8일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의회와 대통령 집무실, 법원에 난입해 집기를 부수고 방화를 시도하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 군과 경찰 등 공권력이 투입돼 1600여명을 붙잡아 구금했다. 브라질 대법원은 이번 폭동과 관련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미국 측에 신병 인도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도 보우소나루의 미국 내 지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거부했지만 외교 비자(A비자)로 입국한 외국 지도자 또는 외교관은 입국 후 30일 이내에 미국을 떠나거나 더이상 공식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경우 비자를 갱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A비자 소지자가 더이상 정부를 대신해 공식 업무에 종사하지 않을 경우 해당 소지자는 미국을 떠나야 하며 개인이 미국에 체류할 근거가 없다면 국토안보부가 추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의 발표를 종합해보면 외교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임기 만료로 비자가 만료된 만큼 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룰라 대통령과 통화에서 “브라질 국민의 자유 의지와 브라질 민주주의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민주주의 제도 및 평화적 권력 이양에 대한 공격과 폭력을 규탄하며 룰라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권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어 룰라 대통령에게 2월 초 방미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민주당에서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추방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호아킨 카스트로 하원의원은 “미국은 브라질의 국내 테러리즘에 영감을 준 이 권위주의자의 피난처가 되서는 안된다”며 “그를 브라질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룰라 정부와 연대해야 한다”며 보우소나루의 추방을 요구했다.
보우소나루 측은 건강 문제를 이유로 신병 인도를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아내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복통으로 플로리다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집회 도중 칼에 찔린 그는 수술을 받은 뒤에도 복통을 호소하며 여러 차례 입원한 바 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