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1차전에서 호주에게 3대0으로 패한 중국 국가대표팀이 낙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에서 번번히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축구 대표팀과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 등 이웃한 아시아 국가들이 모두 16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본선 진출에 대한 좌절감은 더욱 커진 분위기다. 천문학적 돈을 쏟아붓고, 외국인 선수까지 귀화시키며 경쟁력 강화에 열을 올렸지만, 결국 ‘전세계의 축제’에 홀로 초대받지 못한 현실에 대한 자조적 목소리도 나온다.
관영 중국일보는 지난 6일 ‘완전한 리부팅만이 중국 축구를 구할 수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동아시아 이웃국가들의 성공은 그들과 중국 국가대표팀의 격차가 얼마나 큰지를 일깨웠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한국과 일본의 16강 진출이 단순히 ‘행운’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일보는 “세계적 유소년 훈련 시스템, 젊은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기반, 그리고 성숙한 프로리그 시스템 등 두 나라 모두 경쟁력 있는 국가대표팀을 구축할 수 있는 강력한 플랫폼을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매체는 중국이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의 희망을 품고 외국인 선수들을 귀화시키는 등 ‘터무니 없이 많은’ 돈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중국 부동산 버블 시기에는 중국 선수들도 한국, 일본 선수들보다 많은 돈을 받았다.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 모습 [China PR National Football Team 中國國足] |
하지만 중국 ‘축구 굴기’의 중심이었던 귀화 선수들이 소속 광저우FC가 모그룹 헝다그룹의 파산으로 사실상 와해되며 고향으로 돌아가버렸고, 결국 그간의 시도들도 다 물거품이 됐다.
중국일보는 “산업계의 뜨거운 돈이 사라지자 중국의 축구는 금단 현상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부정부패로 얼룩진 대표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매체는 한국과 일본의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에서 존경을 받았지만, 리타이 전 중국 대표팀 감독과 일부 선수들은 현재 부정행위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중국은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지만, 등록된 축구선수는 인구 37만의 아이슬란드의 절반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중국은 축구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축구 시스템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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