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핵폭격기·미사일 공격 선봉기지
수시간 만에 키이우에 미사일 보복공격
푸틴 대통령, 케르치 대교 복구 현장 방문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은 러시아 엥겔스 비행장. [막사테크놀로지 제공]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져들면서 전장의 중심은 하늘로 옮겨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의 군사 기지를 공격하자 러시아는 대규모 미사일 공격으로 보복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이날 아침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영토 내 두 개의 군 비행장을 공격했다. 공격을 받은 비행장은 랴잔 군사기지와 엥겔스 비행장이다. 이들 비행장은 국경에서 500㎞ 가량 떨어진 곳이다. 특히 러시아 남부 볼가 강 인근의 엥겔스 비해장은 투폴레프-160과 투폴레프-95 를 포함한 러시아의 장거리 핵 폭격기의 기지이면서 최근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미사일 공격의 기반이기도 하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드론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발사된 드론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에 의해 유도됐다.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군인 3명이 사망하고 4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밝혔지만 폭격기 등 항공기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서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공격 여부를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고문인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트위터에 “다른 국가 영공에 무기를 발사하면 조만간 알려지지 않은 비행 물체가 출발지점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암시하는 글을 썼다.
러시아 엥겔스 비행장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는 모습[로이터] |
드론 공격이 있은지 수시간 만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전력망에 대해 미사일 일제 사격을 시작했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을 4명이 사망하고 전력망에 일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방공망이 발사된 70개 이상의 미사일 중 60개 이상을 격추했고 노동자들이 전력망을 복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부는 “러시아의 미사일 재고가 현재 정기적인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S300 미사일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최전선 도시는 더 많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인프라 피해와 손실을 줄이기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무기연구그룹(Conflict Armament Research)의 연구에 따르면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서방제 반도체와 주요 부품을 확보해 순항미사일을 새로 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23일 수도 키예프에서 발견된 Kh-101 순항미사일 중 일부가 지난 여름과 9월 이후에 완성된 것이 확인된 것이다.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새로운 미사일을 제조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됨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한편,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림반도와 러시아를 잇는 케르치 대교 복구 현장을 방문해 복구 현황을 확인했다. 케르치 대교는 지난 10월 8일 대규모 폭발로 파손되면서 통행이 중단됐다. 이 다리는 러시아 본토와 크림 반도를 연결하는 유일한 육로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