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서방 입장만 대변…기시다, 美 편만 들어”
모리 요시로(森喜郞) 전 일본 총리. [타스]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모리 요시로(森喜郞) 전 일본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탓에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전쟁의 고통에 빠져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공영 타스 통신과 일본 교도(共同) 통신에 따르면 모리 전 총리는 지난 18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일본유신회 소속 스즈키 무네오(鈴木宗男) 참의원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만 비판을 받아야 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 대통령에겐 아무런 비판도 가하지 않는가”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모리 전 총리가 내세운 논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서방에 밀착해 러시아에 안보적 위기감을 고조시킨 탓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푸틴 대통령 등 러시아측의 입장과 맥이 닿아있다.
모리 전 총리는 이날 행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관한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일본 언론들은 일방적으로 서방 측의 보도에만 의존해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측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모리 전 총리는 서방 동맹의 일원으로 대(對)러시아 제재에 앞장서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를 향해서도 “미국의 편만 들면서 우크라이나 등 주변 정세에 대해 일방적인 입장만 취하고 있다”고 비난의 날을 세웠다.
모리 요시로(森喜郞) 전 일본 총리가 지난 18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일본유신회 소속 스즈키 무네오(鈴木宗男) 참의원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만 비판을 받아야 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 대통령에겐 아무런 비판도 가하지 않는가”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튜브 'KYODO NEWS' 채널 캡처] |
모리 전 총리는 2000년 4월부터 2001년 4월까지 일본 총리를 역임한 바 있다. 그는 일본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安倍)파의 원로로, 여전히 막후 실세로 꼽히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피격 사망 이후에는 아베파를 대표해 기시다 총리에게 각료를 추천해 관철하는 역할도 했다.
모리 전 총리는 2014년 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대회 조직위원회 회장을 지냈다. 다만, ‘여성비하’ 논란으로 대회 직전 조직위원회 회장 자리에서 자진사퇴했다. 또, 최근에는 도쿄올림픽 스폰서 업체 선정을 대가로 신사복 기업 ‘아오키홀딩스’로부터 현금 200만엔(약 192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을 위기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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