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지하철역에서 시민들이 이란 보안군의 총격을 듣고 출구를 향해 도망가던 중 뒤엉켜 넘어지고 있다. [트위터 @Vahid 갈무리]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이란 반정부 시위가 3개월째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란 보안군이 수도 테헤란의 지하철에서 승객을 구타하고 발포를 하는 등 무력 진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현재 트위터 등을 통해서 테헤란의 한 지하철에서 이란 보안군이 붐비는 플랫폼에서 발포하자 많은 승객들이 달아나다가 서로 넘어지고 짓밟히는 영상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이 열차 창문을 통해 내부로 진입해 경찰봉으로 여성들을 구타하는 장면도 영상에 담겼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지하철과 대중교통은 시민에게 폭력을 가하고 여성 시민을 감시하는 장소가 됐다”고 전했다.
이란 반정부 시위는 지난 9월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 등 이슬람 율법이 요구하는 복장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 구금되던 중 의문사하면서 촉발됐다.
16일부터는 정부의 유혈탄압에 천여명이 숨진 이른바 ‘피의 11월’을 추모하는 물결과 맞물리면서 시위는 더욱 격화됐다. 이란 당국은 지난 2019년 11월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시작된 시위를 무자비하게 진압했고, 그 결과 1500명의 시민이 사망했다.
[인스타그램 @1500tasvir 갈무리] |
이날도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에 따르면 테헤란 거리에는 수십 명의 시위자들이 모닥불 주위에서 “우리는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 우리는 이란을 되찾을 것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저항했다. 시위자들은 지하철역에서도 구호를 외치며 두건에 불을 질렀다. AFP통신에 따르면 밤사이 발생한 충돌로 전국에서 6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 국영 TV는 이날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의 소수 아랍인들도 시위에 동참했다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위 중에 어린이 1명과 여성 1명, 남성 3명 등 5명이 사망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은 시위가 계속 되면서 현재까지 300명이 넘는 시민이 보안군에 의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이 기간 총 1만5000명을 체포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현재 당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들 중 5명의 시위자가 사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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