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탈환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퇴각한 러시아군이 철군 전 헤르손시(市) 동물원에 있던 동물을 훔치고 있는 모습. [안톤 게라쉬첸코 트위터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의 탈환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퇴각한 러시아군이 헤르손시(市) 동물원에 있던 동물까지 훔쳐간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해당 장면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 상에 공개가 돼 공분을 사고 있다.
안톤 게라쉬첸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위터 계정을 통해 러시아군 병사들이 헤르손시 동물원에서 동물들을 빼돌리고 있는 장면이라는 설명과 함께 영상을 게시했다.
앞서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군이 헤르손시 동물원에서 너구리 7마리와 암늑대 2마리, 공작새, 라마, 당나귀 1마리 등의 동물을 훔쳐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지역으로 이송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영상 속에는 러시아군 병사들이 흰색 승합차에 탑승하지 않으려는 라마를 억지로 밀어넣는 모습이 담겼다. 다른 영상에서는 러시아군 병사가 잡히지 않으려 도망치는 너구리의 꼬리를 맨손으로 잡아 들어올리는 모습이 담겼고, 또 다른 영상에는 늑대들을 빼돌리는 장면 등이 포함됐다.
우크라이나의 탈환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퇴각한 러시아군이 철군 전 헤르손시(市) 동물원에 있던 동물을 훔치고 있는 모습. [안톤 게라쉬첸코 트위터 캡처] |
영국 일간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영상 속에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크름(러시아명 크림)반도 소재 동물원 소유주인 올레그 주브코프가 등장한다는 점을 봤을 때, 헤르손시 동물원에서 강탈된 동물들이 크름반도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주브코프는 이후 러시아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헤르손에서 동물들을 옮긴 것은 일시적 대피며 인도주의적 임무”라며 “너구리와 늑대 등 다른 동물들은 넓은 사육 시설이 갖춰진 더 좋은 곳에서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영상을 SNS 상에 공유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 점령자들이 미술관의 그림과 박물관 유물, 도서관에 소장됐던 고서 등 헤르손의 모든 것을 훔쳐갔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앞서 외신은 러시아군이 헤르손에서 철수하기 전 헤르손 성 카테리나 성당에 안치돼 있던 18세기 러시아 제국의 명장 그레고리 포템킨의 유해를 반출했다고 보도했다. 포템킨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존경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