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개 핵전쟁 시나리오에 따른 핵구름 확산 계산
지난 1954년 3월 남태평양 비키니 환초에서 실시한 미국 최초의 수소폭탄 실험 '캐슬 브라보'의 모습. 역대 미국이 폭발시킨 핵무기 중 가장 강력한 위력을 가진 핵무기다. [유튜브 'TalkWidTech'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미국과 러시아 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양국 간에 핵전쟁이 발발할 경우 세계 인구의 3분의 2를 전멸시키는 세계적 대기근을 촉발할 것이란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영국 데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州) 럿거스대학 환경과학부 릴리 시아 교수 연구팀은 학술지 ‘네이처 푸드’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를 향해 발사한 핵무기의 폭발로 인해 지구 기후가 큰 영향을 받아 농산물 생산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이로 인해 수십억명이 아사(餓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진은 과거 연구를 바탕으로 미·러 양국 핵무기의 폭발로 인해 발생한 버섯구름이 대기중으로 확산, 햇빛을 얼마나 차단하게 되는지 계산하는데 집중했다. 연구진은 인도·파키스탄 등 5개의 소규모 핵전쟁과 미·러 핵전쟁 등 총 6개의 전쟁 시나리오에서 각 국가의 핵무기 규모에 따른 핵구름의 확산을 계산했다.
해당 데이터를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이 지원하는 기후 예측 도구 복합지구시스템모델(CESM)에 입력한 결과 연구진은 아무리 작은 규모의 핵전쟁이라도 세계 식품 시장에 치명적인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가장 작은 규모의 핵전쟁 시나리오인 인도-파키스탄 핵전쟁에서도 분쟁 후 5년 이내에 세계 평균 칼로리 생산량이 7% 감소했다. 세계 작물 수확량이 7% 감소하는 경우는 식량농업기구(FAO)의 관측 기록이 시작된 1961년 이래 가장 큰 폭의 감소치다.
미국과 러시아 간의 전면 핵전쟁의 경우 전쟁이 끝난 뒤 3~4년 후 전 세계 칼로리 생산량의 약 90%가 줄어드는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가장 큰 전쟁 시나리오인 미·러 핵전쟁에서는 2년 이내에 세계 인구의 75% 이상이 굶주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축에게 먹이는 작물을 인간의 음식으로 사용하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방안 등도 식량부족 사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시아 교수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앨런 로복 석좌교수는 “유엔 핵무기 금지 조약에 66개국이 비준했지만, 정작 9개 핵 보유국은 비준하지 않고 있다”며 “연구 결과는 이들 9개국이 핵무기 금지 조약에 서명해야 할 때란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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