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美와 협력심화 기대”…주미중국대사관 “美, 대만안정 원치 않아”
[유튜브 'USA TODAY'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된 와중에 미 상·하원 의원 5명이 14일 또다시 대만을 찾았다.
미국의 대만 주재 대사관 격인 주(駐)대만미국협회(AIT)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당 에드 마키 상원 의원이 이끄는 의회 대표단 5명이 인도태평양 순방의 일환으로 대만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만행에는 민주당 소속인 존 개러멘디, 앨런 로언솔, 돈 바이어 하원 의원과 공화당 소속인 아우무아 아마타 콜먼 라데와겐 하원 의원이 동행했다.
마키 의원은 이날 오후 타이베이(台北) 타오위안(桃園) 공항에 도착했고, 다른 네 명의 의원은 오후 7시께 미군 C-40C 전용기편으로 타이베이 쑹산(松山) 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원 외교위의 동아태 소위 위원장인 마키 의원은 지난 12일 윤석열 대통령을 면담하는 등 한국을 먼저 방문한 뒤 대만으로 떠났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대표단은 현지 고위 지도자들과 만나 미국과 대만 관계, 지역 안보, 무역·투자, 글로벌 공급망, 기후변화, 상호 관심사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AIT는 전했다.
대만 총통실은 대표단이 15일 오전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면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무장관과 대만 의원들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대만행은 지난 2일 펠로시 의장이 1박 2일 일정을 보내고 3일 대만을 떠난 지 불과 11일만에 이뤄진 일이다.
대만을 자국 영토로 여기는 중국은 미 권력 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의 방문에 강하게 반발하며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고,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군사훈련을 벌이는 등 대만을 향해 고강도의 대대적인 무력 시위를 벌였다.
미국과도 8개 항의 대화·협력 단절을 선언하는 등 미중 관계 역시 극도로 경색됐다.
반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도, 미국이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의 자체 방위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또 중국의 무력 시위에 대해선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이 의회 차원에서 이뤄진 통상적 방문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되려 대만을 억압하기 위해 정치적 구실로 삼았다고 반박했다.
AIT는 성명에서 마키 의원 등의 대만 방문에 대해 “중국이 군사 훈련을 통해 대만 해협과 역내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와중에 이뤄졌다”며 “대만을 향한 미 의회의 확고한 지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키 의원실도 성명을 내고 이번 방문이 대만 해협의 안정과 평화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장둔한(張惇涵)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이번 교류를 통해 대만과 미국의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심화해 대만해협과 지역의 평화, 안정을 보호하며 전 세계의 민주적 강인함을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미 의원들은 미 정부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부합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이번 방문은 미국이 대만 해협의 안정을 원치 않음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미국이 양측간 충돌을 유발하지 않도록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채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매체들은 마키 의원 일행의 대만 방문 소식을 전하며 “미국 의원들이 또 미 군용기를 타고 중국 대만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할 당시에도 군용기를 이용한 점에 주목하며 비공식 방문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매체 신랑재경은 이날 “최근 미국 정치인들이 대만 지역을 빈번히 방문해 대만독립 세력에게 심각한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