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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삼성이 잘되면 한국이 잘된다는 믿음”…외신이 분석한 이재용 복권 이유는 [나우,어스]
英 BBC “재벌 총수가 손댈 수 없는 존재란 대중 인식 재확인”
‘재벌 총수 사면·복권=경제에 도움’ 확실한 증거 없다는 전문가 지적도
美 WSJ “韓 경제적 위기 속 국가 경제 증진 도움될 것이란 기대감”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윤석열 정부가 처음 단행한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통해 ‘국정논단 사건’ 유죄 판결로 취험이 제한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복권된 가운데, 외신들은 윤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특별사면 명단에 넣은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12일 영국 공영 BBC 방송은 ‘왜 한국은 삼성 왕자를 사면했을까(Why South Korea just pardoned the Samsung prince)’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부회장의 복권이 재벌 총수들은 손댈 수 없고 법 위에 있는 존재란 대중의 인식을 재확인시켜줬다고 평가했다.

이윤경 토론토대 교수는 BBC와 인터뷰에서 “삼성을 비롯한 재벌 기업들은 ‘문어발’로 불릴 정도로 한국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정치·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삼성과 얽혀있고, 이들에게서 만들어지는 메시지가 한국의 사회·문화적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복권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년간 취업이 제한된 문제를 털어내고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범국가적 경제위기 극복이 절실한 상황인 점을 고려해 적극적인 기술투자와 고용창출로 국가의 성장동력을 주도하는 주요 경제인들을 엄선하여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이번 사면은 무엇보다 민생과 경제회복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다만, BBC와 인터뷰한 전문가는 재벌 총수의 사면·복권이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말의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재벌 총수 사면은 역사적으로 경제성장과 경기회복에 기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대상자에 포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초구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부당합병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한 뒤 나와 복권 결정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YTN 방송 화면 캡처]

다른 분석가는 이 부회장이 수감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삼성은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잘 지켰다고 지적했다.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변호사는 BBC에 “몇 가지 연구들은 이제 ‘낙수효과’를 얻기 힘들단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재벌들이 그들의 일을 하면 죄도 용서할 수 있다는 낡은 관념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수십년간 이어온 ‘삼성이 잘되면 한국도 잘된다’는 한국의 신화적 믿음이 일반 시민들에게 심어져 있으며, 이를 깨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의 이 부회장 복권은 이런 국민적 분위기를 바탕으로 시행됐다는 것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한국 경제가 지정학적 위기까지 겹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란 재계 거물이 국가 경제를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복권을 뒷받침하는 논리로 작용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복권 찬성 여론이 77%에 이르렀다는 점을 들었다.

로이터 통신은 이 부회장의 복권이 보다 자유롭게 기업 경영 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이 이 부회장에게 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예고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대상자에 포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초구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부당합병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한 뒤 나와 복권 결정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최근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측면은 물론 국가 안보적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반도체 사업을 삼성전자가 담당하고 있다는 점도 이 부회장이 복권을 받는데 유리한 지점으로 작용했다고도 외신들은 봤다.

로이터와 BBC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았고, 이 부회장이 ‘간판 얼굴’로서 직접 바이든 대통령을 맞이했던 장면이 한국 경제에서 이 부회장의 위상을 상징한다고 해석했다.

다만, 외신들은 계열사 부당 합병과 회계 부정 의혹을 둘러싼 재판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법 리스크’가 이 부회장의 발목을 여전히 잡고 있다고도 전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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