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당 의원 “펠로시 방문, 中 군사훈련 구실에 불과”
[차이잉원 페이스북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전쟁에 대비하되 (전쟁을) 추구하지 않고, 전쟁을 걸어올 때 맞서 싸우고 피하지 않는 것이 국군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대만 중앙통신(CNA)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11일 공군 작전 지휘부를 격려차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의 무력 위협 수위는 낮아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갈등을 고조시키거나 분쟁을 유발하지 않지만 주권과 국가안보를 견고하게 지키고 민주주의와 자유의 방어선을 굳게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지난 2∼3일 대만 방문에 맞서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벌인 훈련이 일단락된 뒤 나왔다.
중국이 최근 훈련 종료 후에도 전투 대비 순찰을 상시적으로 할 것이라며 고강도 무력시위를 수시로 전개할 것임을 시사한 상황에서 대만 최고 지도자로서 결기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유튜브 '蔡英文' 채널 캡처] |
한편, 대만 집권 민진당 소속 왕딩위(王定宇) 입법위원(의원)은 지난 10일 밤 방영된 호주 ABC 방송의 ‘차이나 투나잇’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국이 펠로시 대만 방문을 이유로 군사훈련을 한다는 것은 구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왕 입법위원은 프로그램 진행자인 스탠 그랜트로부터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대만 주변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비롯한 군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데 대한 질문을 받고 “긴장이 고조되고 위협이 커지고 있지만, 대만은 수십 년 동안 이런 상황에 놓여있었다”고 답변했다.
대만 입법회 외교국방위원회 위원인 왕 입법위원은 중국의 인민해방군은 거의 매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매일 대만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한 뒤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대만을 압박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는 이유에 대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때문이 아니라 대만을 침공하려는 야심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왕 입법위원은 대만의 지리적 위치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인접성 때문에 만일 중국이 대만 봉쇄를 시도할 경우 일본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물류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 정보 당국을 인용해 중국이 이번 군사훈련에 추가적인 군사 자원을 동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유튜브 '蔡英文' 채널 캡처] |
왕 입법위원은 중국은 대만 주변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구축함과 전투기를 동원한 훈련을 했다면서 이는 대만인들을 겁주기 위한 전형적인 심리전의 형태라고 분석했다.
왕 입법위원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필요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만일 중국이 외교적 결정이나 방문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것을 대만, 미국, 또는 호주가 허용한다면 중국은 군사적 강압을 배가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대만과 미국에 의한 결정이며 중국은 군사적으로 개입할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중국 군사훈련의 원인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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