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 모여 “민주주의 수호” 목소리 내
브라질 시민들이 11일(현지시간) 상파울루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재선에 반대하는 시위를 열고 있다. [Diário Político 유튜브 캡처] |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대통령 선거를 앞둔 브라질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부정투표 가능성 제기 및 불복 시사에 맞서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 시위가 벌어졌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대에서는 사회 지도층을 비롯해 수천명이 모여 민주주의 지지 목소리를 냈다.
이 자리에선 상파울루대 법대가 지난달 26일 ‘민주주의 법치 국가 수호를 위해 브라질 국민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게시한 성명이 낭독됐다.
오는 10월 2일 대선을 앞두고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하는 이 성명은 연임에 도전하는 극우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뚜렷한 근거 없이 브라질의 전자투표 방식을 비판하고, 대선 불복 가능성까지 시사해 각계의 우려를 산 바 있다.
이번 성명엔 상대 후보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과 전직 대법관들을 비롯해 정치·법조·문화예술계 인사 등 이미 90만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금융·에너지·건설 등 수백 개 기업이 동참한 또 다른 민주주의 성명도 함께 낭독됐다.
45년 전인 1977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선 군부 독재를 규탄하는 성명 ‘브라질 국민에게 보내는 편지’가 낭독된 바 있다.
1977년 성명과 이번 두 성명 작성을 도운 조제 카를루스 지아스 전 브라질 법무장관은 AP통신에 “우린 쿠데타 위험에 처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시민사회가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상파울루대 안팎에 모인 시민들이 성명 내용에 환호하며 “투표를 존중하라. 국민을 존중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자투표 기계 복장을 한 시위자도 있었다.
브라질리아와 리우데자네이루 등 브라질 다른 지역에서도 시위가 예정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한편 대선을 채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선 여론조사에서 룰라 전 대통령에 줄곧 뒤지고 있다.
다만 이달 들어 발표된 조사에선 두 후보 간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었다.
yooh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