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에너지난 심화
쿠바 최대 항구 마탄사스 해안의 연료 저장시설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벼락을 맞은 연료탱크에 불이난 뒤 닷새째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KHOU 11 유튜브채널]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쿠바 연료 저장시설이 벼락을 맞아 발생한 화재가 닷새째 이어지며 쿠바의 전력난을 키우고 있다.
9일(현지시간) 쿠바데바테와 그란마 등 관영 언론들에 따르면 수도 아바나에서 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마탄사스 해안의 연료 저장시설에선 닷새째 진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소방당국 관계자는 언제 진화가 완료될지 가늠할 수 없다며 며칠이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5일 밤 8개의 연료 탱크 중 하나가 벼락에 화재가 발생한 것이 시작이었다. 몇 차례의 폭발, 기름 유출과 함께 다른 탱크에도 불이 옮겨붙었다. 전날까지 총 4개의 탱크가 화재 피해를 봤다.
지금까지 소방대원 1명이 숨지고, 16명이 실종됐으며, 125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19명이 아직 입원 중이다.
연료탱크가 폭발하는 모습. [KHOU 11 유튜브 채널] |
화재로 인해 가뜩이나 극심한 전력난과 연료난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쿠바 전력당국은 전날 화재 현장 인근에 있는 열전 발전시설 한 곳이 화재로 인한 물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쿠바는 전력 수요의 절반을 열 발전에 의존해 왔다.
쿠바는 열악한 전력 인프라 탓에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았다. 경제 위기와 맞물린 잦은 정전은 지난해 7월 이례적인 반정부 시위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달 초부터는 아바나에도 하루 4시간씩 순환 단전이 시작됐고, 예정됐던 카니발도 전력난을 이유로 취소됐다.
화재가 발생한 마탄사스는 쿠바 최대 항구가 있는 곳으로, 전력 생산에 필요한 원유와 연료도 이곳으로 들어온다.
러시아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 한 척이 마탄사스로 향하고 있지만 연료 탱크와 파이프라인 등의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하역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