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회담 전 사드 견제
[글로벌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중국 관영 매체가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앞두고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견제구를 던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還球時報)와 그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칭다오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열리는 9일 ‘한국이 독립적이고 자주적 외교를 견지하면 자연히 존중을 받을 것’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나란히 실었다.
사설은 최근 대만을 방문한 뒤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윤석열 대통령이 만나지 않은데 대해 “중국 사회는 한국의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외교와 중국에 대한 합리성, 특히 일본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합리성을 보인 것으로 간주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 결과 한국은 중국 사회로부터 인정과 존중을 받았다”며 “이는 어느 정도 박진 외교부 장관의 중국 방문에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윤석열 정부가 집권 3개월 동안 포퓰리즘에 붙잡히지 않기 위해 유의해 왔다는 것을 안다”며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일본과의 긴장을 완화하는 한편, 중국과의 관계에도 상대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며 중한 관계에서 큰 틀의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 문제는 중대한 숨겨진 위험으로, 중한 관계에서 피할 수 없다”며 “우리는 한국이 자국의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지만, 이런 종류의 조치는 한국의 우호적인 이웃인 중국의 안보 이익을 훼손하는 기초 위에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드는 미국이 동북아시아에 박아 넣으려 하는 쐐기”라며 “목적은 지역의 정세를 교란해서 어부지리를 얻는 것”이라고 했다.
사설은 “우리는 한국이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대한 정당한 존중을 ‘중국에 대한 굴종’으로 해석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오히려 미국의 압력아래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굴종’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국에 친구 사귀는 법을 말한 적이 없지만 한국은 ‘친구(미국)’가 건네준 칼을 절대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모습. [유튜브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채널 캡처] |
중국 정부의 의중을 담는 관영 매체의 특성으로 미뤄 이 같은 사설은 이날 한중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이 사드 문제를 강하게 제기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대선 국면에서 거론한 사드 추가 배치 대신 최근 사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사드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측이 사드 정상화도 좌시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사설은 한국의 칩4(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가입 문제에 대해 “한국이 부득이 미국이 짠 소그룹에 합류해야 한다면 한국이 균형을 잡고 시정하는 역할을 하기를 국제사회는 기대한다”며 “이는 한국의 독특한 가치를 체현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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