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수트를 입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 밤 10시 45분께(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 착륙했다. [The Recount 트위터]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의 강한 반발 속에서 2일 밤 대만에 도착했다고 대만 TVBS 방송이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이 탄 비행기는 이날 밤 10시45분께(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 착륙했다.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은 1997년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 이후 25년 만에 대만을 찾은 최고위급 미국 인사다.

대만 언론은 펠로시 의장이 타이베이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숙박한 후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하고 입법원(의회)과 인권박물관 등을 방문한 뒤 오후 4~5시께 출국할 것으로 관측했다.

펠로시 의장 도착 직후 중국 외교부는 이날 중국중앙(CC)TV를 통해 성명을 공개해 “국제관계의 기본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외교부는 이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중국에 대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이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는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로 설정한 구역의 위도 및 경도를 소개하면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4일 12시부터 7일 12시까지 해당 해역과 공역에서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사격을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에 도착하면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우리 미국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대만의 활기찬 민주주의를 지원하려는 미국의 확고한 약속”이라며 “전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2300만 대만 국민과의 미국의 연대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하나의 중국’ 원칙 위반이라며 무력 대응을 시사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미국이 대만 문제에서 신의를 저버리고 멸시하는 것은 미국의 국가신용을 더욱 파탄나게 할 뿐”이라며 미국을 “평화의 파괴자”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