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an Rusev 페이스북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흑해상에서 돌고래 5000마리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흑해 상에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위해 기동 중인 러시아 해군 소속 잠수함과 전함 등이 발생시킨 소음 탓에 돌고래들의 삶이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다는 이유에서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환경 과학자인 이반 루세프 박사는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루세프 박사는 흑해 상에서 기동 중인 러시아 해군 선박과 잠수함 등이 발생시키는 소음과 강력한 음파탐지기(소나) 사용 등이 소리로 길을 찾는 돌고래에 혼란을 줬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돌고래들이 먹이 찾기에 어려움을 겪었고, 손상된 면역 체계 때문에 다양한 기생충과 바이러스 등에 취약해져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터키의 해양연구재단(TMRF)은 3월 보고서에서 “해양 오염과 함께 선박의 소음 저주파 음파탐지기는 해양생물 특히 소리로 방향을 탐지하고 먹이활동을 하는 돌고래에 심각한 위협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전쟁이 흑해 전역의 해양생물 다양성에도 파괴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유튜브 'Anavatan Turkiye' 채널 캡처] |
루세프 박사는 흑해 상에서 기뢰가 폭발하거나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간의 교전 중 주고 받은 포탄이 수중에서 폭발한 것도 돌고래들이 수면 위로 빠르게 헤엄칠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 이것이 색전증을 발생시켜 돌고래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발생시켰다고도 했다.
루세프 박사는 “스쿠버 다이버들이 물속과 수면 위를 너무 빠른 속도로 오르내릴 때 발생하는 감압병이 흑해 돌고래들에게 발생했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혈전이 생긴 돌고래들이 죽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각종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돌고래 사체에서는 폭탄이나 기뢰 폭발로 인한 화상의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유튜브 'Anavatan Turkiye' 채널 캡처] |
앞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루마니아, 튀르키예 해변으로 수천마리에 이르는 돌고래 사체가 해변으로 떠밀려 왔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번 전쟁이 발발하기 전, 흑해에 서식하던 돌고래의 개체 수는 25만3000마리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이를 전 세계 생태계의 긍정적인 지표로 해석해왔다”면서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돌고래뿐만 아니라 다른 해양 생물에게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